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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에릭슨, 노키아, 삼성전자 등 글로벌 통신장비 회사들이 다중대역(멀티밴드) 기지국 공급 경쟁에 나선다. 홍콩, 태국, 브라질, 인도 등에서 통신 품질 개선을 위해 이동통신사에 주파수 추가 할당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멀티밴드 기지국은 하나의 주파수 대역만을 처리하는 일반 기지국과 달리, 여러 대역의 주파수 대역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 예컨대 일반 기지국을 활용하면 2기가헤르츠(㎓) 주파수 대역 신호만 처리할 수 있지만, 멀티밴드 기지국을 쓰면 2~4㎓ 대역 신호를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식이다. 멀티밴드 기지국을 설치하면 주파수 대역을 추가로 확보하더라도 설비투자를 별도로 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 홍콩·태국·브라질·인도 등 주파수 추가 할당 추진
2일 업계에 따르면 홍콩 정부는 지난달 22일(현지시각) 일주일 간 진행된 주파수 경매를 마무리하고 4G(4세대 이동통신), 5G(5세대 이동통신) 주파수 대역폭 110㎒를 4개의 사업자에게 15년간 할당하기로 했다. 차이나모바일 홍콩이 2.3㎓ 대역에서 이번에 할당된 대역폭 중 절반인 50㎒를 약 11억홍콩달러(약 1979억원)에 인수했다.
지난 9월 태국 정부는 내년 1분기 중 이동통신사들이 5G 어드밴스드(5G와 6G의 중간 세대)와 6G(6세대 이동통신)로 서비스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도록 2300㎒ 주파수 대역폭을 경매에 부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할당받은 주파수는 10~15년간 현지 이동통신사에서 사용할 예정이다.
브라질 정부는 올 9월 네트워크 서비스 기업 2곳에 5G 2.3㎓, 3.5㎓ 주파수 일부 대역폭을 부여했다. 이를 통해 브라질 현지 가입자 중 약 710만명이 이용하는 네트워크 서비스의 품질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인도 이동통신사인 바르티 에어텔도 인도 농촌 지역 통신망 추가 구축을 위해 약 117㎒ 대역 주파수를 추가로 인수했다. 이 중 19㎒를 인도 농촌 지역 네트워크 구축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 고대역 주파수 쓸수록 멀티밴드 기지국 유리
글로벌 통신장비 회사들은 이동통신사들이 활용하는 주파수 대역이 높아지면서 멀티밴드 기지국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5G, 6G 등은 높은 대역의 주파수를 활용한다. 고대역 주파수는 통신 품질을 개선해 주지만 도달 범위가 짧아, 추가 대역폭이 필요할 때마다 인수하는 게 일반적이다. 주파수 인수 비용이 많이 드는 만큼, 네트워크 수요가 늘어나는 시기에 맞춰 할당받아야 손실을 줄일 수 있다.
화웨이는 지난 7월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지능형 멀티밴드 기지국 솔루션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어떤 대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더라도 기존 기지국보다 네트워크 속도가 최대 30%까지 더 빠른 게 특징이다.
노키아는 지난 2월 다중 주파수 대역을 동시에 지원하는 기지국인 ‘에어스케일’을 공개했다. 에어스케일은 현재 미국에서 사용하는 대부분의 주파수 대역 신호를 처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퀄컴과 협력해 2~3개 주파수 대역을 동시에 지원하는 기지국 솔루션을 개발했다. 삼성전자는 솔루션을 통해 파편화된 주파수 대역을 보유한 이동통신 사업자들의 장비 운영을 효율화해 더 많은 이용자에게 빠른 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에릭슨은 2022년 기존 대비 전력 효율을 10배 늘린 멀티밴드 기지국 솔루션을 개발했다. 발열이 적어 냉각용 팬을 별도로 적용하지 않아 전력소비가 줄어든 것이 특징이다. 신호 출력은 기존 대비 50% 늘어났고, 최대 2개의 주파수 대역을 지원한다.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세계 멀티밴드 기지국 시장 규모는 지난해 155억달러(약 21조7232억원)에서 2030년 334억달러(약 46조8101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송영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미래전략연구실장은 “기지국 설치 공간에 한계가 있는 만큼 여러 세대의 이동통신 서비스를 한 번에 구현할 수 있는 멀티밴드 장비가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민국 기자(mansa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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