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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K기업들 도대체 어떻게 변신한 거야”…해외서 이 기술 궁금해 난리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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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강진모 아이티센그룹 총괄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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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미약했다. IBM솔루션을 국내에 대신 판매하고 서비스하는 게 주업이었다. 그러다 크고 작은 인수·합병(M&A)을 거치며 시스템통합(SI) 및 운영·유지보수(SM) 사업에 진출했다. 창사 20주년을 앞둔 지금 이 회사는 기업 간 거래(B2B) 기업들이 앞다퉈 찾는 종합 정보기술(IT) 서비스 그룹으로 발돋움했다. 창업 5년 만인 2010년 1000억원을 넘어선 매출은 10여 년 만에 수십 배로 불어났다. 2019년에 1조원을, 2021년에 3조원을 넘어섰고 올해는 ‘4조 클럽’ 입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국내 IT 서비스 업계 신흥 강자로 떠오른 아이티센그룹의 성장 스토리다.

강진모 아이티센 창업자 겸 총괄회장은 기술 중시 경영과 과감한 M&A를 통해 그룹의 비약적 성장을 이끈 주인공이다. 회사를 키워 나가는 과정 과정에서 숱한 어려움이 있었지만 결국 위기가 기회가 됐다고 말하는 그는 또다시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실물 자산의 대명사인 금을 디지털 자산 거래 시장으로 끌어오는 데 성공하며 디지털 자산 기업으로의 변신을 꾀하기 시작한 것이 대표적이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적극적인 M&A로 비약적인 성장을 이끌었다.

▶성장을 위해서는 시장 확대와 그에 맞는 기술(솔루션) 확충이 필수다. 거래가 없었던 고객을 갖고 있거나 그룹이 보유하지 못한 기술·제품을 가진 회사를 인수하되 전자의 경우 고객과 관계가 얼마나 탄탄하지 살펴보고, 후자의 상황에서는 시장을 이끌 만한 기술을 가지고 있는지를 검토한다. 특히 전통 기업의 디지털 전환에서 기회를 찾고자 노력한다. 2018년 국내 금 유통 1위 사업자였던 한국금거래소를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당시 금 시장은 온라인 거래 비중이 10%대에 불과할 정도로 낙후돼 있었는데, 이 시장을 디지털화하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실제로 디지털 전환을 실시한 이후 매출이 2배로 늘어났다.

―글로벌 빅테크 공세가 거세다.

▶한국 기업들은 제3 시장을 공략해 내수 시장 한계에서 벗어나야 한다. IT 서비스는 세계 어디에서나 쓰는 기술인 만큼 우리가 쌓아온 역량을 상품화해 수출하면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다. 아이티센 클로잇이 대회관리시스템(GMS)을 인도네시아에 수출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클로잇 모회사인 쌍용정보통신이 오랜 기간 쌓아온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대규모 스포츠 대회 관리 기술을 올인원 솔루션으로 재정립해 저비용·고효율을 달성했다. 기존에는 대규모 스포츠 대회 운영·관리를 위해 수십 명의 SI 인력이 투입됐지만, 인도네시아는 GMS를 통해 올해 전국 38개 주에서 2만5000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전국체전의 SI 투입 인력을 4명으로 줄이며 이익률을 대폭 개선할 수 있었다. 향후 다양한 분야에서 이 같은 사례를 추가해 나갈 계획이며, 한국 IT 기술을 이식하기에 최적화된 동남아시아 등을 타깃 시장으로 보고 있다.

―인공지능(AI) 시대 대응 전략은.

▶크게 기술 제품과 서비스 제품으로 나눠 생각해보면 전자에서 한국 기업들이 의미 있는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우리와 투자 금액의 단위가 다른 글로벌 빅테크와 상대해 대규모언어모델(LLM)과 같은 원천 기술 경쟁을 벌이기에는 한계가 있다. 국내용으로 만들어진 소프트웨어(SW) 역시 해외에서 승산이 없다. 중요한 것은 전 세계가 공통적으로 쓸 수 있는 틈새 서비스 상품을 발굴하는 것이다. 가령 LLM을 해외에 팔기는 어렵지만 국세 운영 시스템의 경우 모든 나라에서 쓰는 것이기에 잘만 만들면 수출이 가능하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나 클라우드 전환 지원 시스템 등 AI를 우리 체질에 맞는 서비스로 탈바꿈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아이티센이 주축이 된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가 서비스 개시를 앞두고 있다.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가 한국금거래소 산하에 있던 센골드 인수를 협의 중이다. 회원 118만명을 확보한 센골드는 금, 은, 구리 등 귀금속과 비철금속 7종을 디지털 교환권 형태로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매수한 자산을 실물로 인출하거나 시세에 따라 매도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반 시스템이다. 일반 이용자들이 1g 단위로 금 등 광물 기반 실물연계자산(RWA)에 투자가 가능해진다. 추가로 부산 내 항만시설 등 사회간접자본(SOC)에 대한 투자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기관투자자만 참여할 수 있었던 수십, 수백조 원 규모 거대 인프라스트러처에 대한 투자 기회를 일반인에게도 토큰증권 형태로 제공할 예정이다.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다.

▶가상자산의 역할과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본다. 그 자체로도 투자 가치를 가지겠지만 토큰증권 등과 접목돼 향후 더 넓은 범위의 결제 수단으로 기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관련 법과 제도가 정비되는 게 먼저다. 리스크 대책도 필요하다. 토큰증권은 증권사가 함께 가치 산정과 평가를 진행하기 때문에 등락폭이 덜할 수 있지만, 가상자산은 투기성 자금이 몰리면 상승폭만큼이나 하락폭도 클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룹 아이덴티티(CI)와 사명을 모두 바꿨다.

▶국내 최초 IT 서비스 기업인 쌍용정보통신처럼 아이티센이 인수한 회사 상당수가 수십 년의 업력을 갖고 있는 기업들로 한국 IT 발전에 의미 있는 족적을 남겨온 곳들이다. 브랜드를 개편해야 겠다는 생각은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각 회사가 갖고 있는 브랜드 효과와 입지 등이 의도와 달리 퇴색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컸다. 하지만 흩어져 있던 계열사들이 과천 신사옥으로 모이게 되는 이 시점에 협업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주요 법인들의 사명을 통일감 있게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그룹 슬로건을 ‘세상을 변화시키는 기술’로 새롭게 설정했고, 그 연장선상에서 아이티센은 ‘아이티센 글로벌’로 사명을 변경한다. 그동안 축적한 기술을 활용해 해외 진출을 더 적극적으로 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 강진모 회장

△1968년생 △아주대 물리학과 △연세대 공학대학원 공학경영 석사 △1993년 다우기술 입사 △1998년 열림기술 합류 △2005년 아이티센 설립 △2016년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 회장 △2022년 한국정보처리학회 회장 △2024년 아이티센그룹 총괄회장(아이티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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