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중국 무비자 정책 수혜 기대…적정 기업가치 3조
매각을 앞둔 하나투어의 주가가 실적 개선에 힘입어 한 달 새 23% 가까이 뛰었다. 시장에서는 하나투어가 내년에 중국 무비자 정책에 힘입어 더욱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IB(투자은행) 업계에서는 하나투어의 적정 기업가치가 약 3조원에 달한다는 추정도 나온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하나투어의 종가는 5만8900원으로 지난달 1일 종가(4만8000원) 대비 22.71% 상승했다. 같은 기간 여행 기업인 참좋은여행, 노랑풍선, 모두투어 등의 상승률이 각각 21.84%, 8.09%, 5.12%인 것에 비해 높은 수익률이다.
하나투어가 다른 업체보다 높은 주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은 실적 성장세 덕분이다. 하나투어는 티메프 미정산 사태와 해외여행 예약 둔화로 인한 가격 경쟁이 이뤄진 상황에서도 지난 3분기 누적 영업이익 373억원을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3.03% 증가한 수치이자 2015년 이후 역대 최대 영업이익 규모다.
여기에 내년 실적 성장 기대까지 커지고 있다. 하나투어는 지난달 개최한 NDR(기업설명회)에서 중국 무비자 정책이 한국으로 확대되면서 광저우, 칭다오 등 근거리 노선 예약이 일간 예약 기준으로 2~3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경우 여행 성수기가 3~11월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내년 3월부터 본격적으로 예약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회사는 보수적으로 잡아도 올해보다 송출객 수가 30~40%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임수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내년 하나투어의 투자 포인트는 중국 비자 면제에 따른 중국 패키지 성장, 일회성 비용 기저효과, 배당 매력 확대 등"이라며 "내년 중국 비자 면제로 인한 중국 패키지 송출객 수가 전년 대비 39%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인혜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도 "중국 무비자 수혜와 더불어 내년 역대급으로 많은 휴일 등에 주목해야 한다"며 "하나투어는 비용 효율화로 타사 대비 압도적인 이익의 격차를 벌리고, 배당 성향 확대 모멘텀을 확보했다"고 분석했다.
앞서 하나투어는 지난 2분기 티메프 관련 일회성 비용 63억원을 반영했다. 이외에도 하나투어는 2000억원 이상의 현금성 자산을 해외 법인을 중심으로 현지에 투자하고 인바운드와 글로벌 아웃바운드를 강화하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하나투어의 매각 작업도 순항할지 주목된다. 하나투어 최대 주주인 IMM프라이빗에쿼티(PE) 등은 지난 6월 매각 주관사로 씨티글로벌증권을 선정했다.
매각 대상은 IMM PE 지분 16.7%와 하나투어 창업자인 박상환 회장(6.5%), 권희석 부회장(4.5%) 지분까지 총 27.7%다.
현재 IMM PE는 공식적으로 매각 절차를 시작하기 전 프리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이미 글로벌 여행 업체들은 물론 FI(재무적 투자자)인 해외 PEF(사모펀드) 운용사들이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킹홀딩스, 트립닷컴 등 글로벌 온라인 여행플랫폼(OTA)도 잠재적 매수자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하나투어의 적정 기업가치를 약 3조원으로 추산한다. 하나투어의 EBITDA(삼각 전 영업이익)가 연간 30% 성장한다고 가정하면 2026년 약 2000억원 수준에 달한다.
IB 업계 관계자는 "하나투어가 국내 여행업계 1위라는 점과 하나투어의 성장세가 국내 여행업체들과 차이가 난다는 것을 고려하면 글로벌 OTA 업체들과 비교해야 한다"며 " 에어비앤비 등의 2026년 예상 EV/EBITDA(상각전 영업이익 대비 기업가치) 15배에 2026년 EBITDA를 곱하면 하나투어의 적정 기업가치는 약 3조원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적정 기업가치를 기반으로 추산한 이번 매각 대상 지분 27.7%의 가치는 약 1조원이다. 만약 글로벌 OTA가 하나투어를 인수할 경우 공개매수를 통해 지분을 추가로 인수해 주가가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하나투어의 경우 성장을 위한 M&A(인수·합병), 송출객 수 증가, 2500억대 순현금, 배당수익률 3.5%까지 투자 매력이 풍부한 상황"이라고 했다.
김근희 기자 keun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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