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사연은 임차인 A씨가 지난달 30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안 그래도 매달 힘겹게 버티고 있었는데, 챙겨주시니 너무 감사할 따름”이라며 감사를 표하는 글을 올리면서 알려지게 됐다.
A씨는 “(임대인이) 오늘 아침 갑자기 전화로 ‘어려운 시기니 다음달부터 월세 30만원 깍아주겠다’고 하더라”며 “코로나 때도 먼저 월세 깎아줬다고 전 임차인에게 전해 들었는데, 이번에도 먼저 전화줬다”고 했다.
A씨는 “올해 들어 여러모로 힘들어져 대출도 추가로 받으면서 점점 버거워졌다”며 “동네 공실 상가도 많이 생기고 계약 기간도 끝나 더 저렴한 곳으로 가야하나, 다른 일을 알아봐야 하나,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는데 마음의 위로도 되고 힘도 생긴다”고 했다. 그러면서 “더 열심히 하란 뜻으로 알고 정신 차려본다. 좋은 일 생긴 김에 내일도 대박 났으면 좋겠다”고 했다.
A씨는 이런 글과 함께 임대인 B씨와 나눈 문자메시지 캡처 사진을 한장 첨부하기도 했다. 여기에는 감사 인사를 전하는 A씨에게 B씨가 자신의 사연과 함께 응원을 건네는 내용이 담겼다. B씨는 “저도 30여명 가까운 직원과 전자 업종 제조업을 하다 작년에 28년만에 문을 닫았다”며 “저도 많이 어렵지만, 요즘 자영업이 얼마나 어려운 줄 알기에 용기를 조금 내봤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록 적지만 사장님 사업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자영업자 A씨가 임대인과 나눴다는 문자메시지 내용을 공유했다. /아프니까 사장이다 |
이에 네티즌들은 “마음이 따뜻해진다” “이런 인연이 부럽고 멋지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국내 저소득 자영업자는 매년 빠르게 불어나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지난 9월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월소득 100만원(연 1200만원) 미만 신고분은 2019년 610만8751건, 2020년 661만2915건, 2021년 794만7028건 등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였다. 소득이 전혀 없다는 ‘소득 0원’ 신고분도 2019년 64만9016건, 2020년 78만363건, 2021년 83만1301건 등으로 늘었다.
특히 2022년에는 개인사업자 4명 중 3명꼴로 한 달 소득이 100만원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사업자 종합소득세 신고분 1146만4368건 중 860만9018건이 월소득 100만원(연 1200만원) 미만이었다. 이 가운데 ‘소득 0원’ 신고분은 94만 4250건이었다.
이에 정부는 소상공인 경영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가 마련한 상생안을 실행해 영세 점주의 배달 수수료를 낮추고 모바일상품권 수수료 인하 등 상생안을 마련한다. 손님이 식당을 예약한 후 나타나지 않는 노쇼(no-show·예약 부도)를 방지하기 위해 내년 상반기까지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을 개정하는 등 소상공인 생업과 관련한 4대 피해를 막을 종합대책도 추진하기로 했다.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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