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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4 (수)

北, 개성공단 송전탑 철거하다 인부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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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장비 없이 올려보내 사고

열악한 北인권 그대로 드러나

조선일보

국방부가 지난달 30일 감시 장비로 촬영한 북한의 개성공단 송전탑 전선 및 탑 철거 작업 영상을 3일 공개했다. 북한 인부가 안전 장비 없이 일하다 송전탑에서 추락하는 장면도 우리 군 감시 장비로 촬영한 영상에 고스란히 포착됐다. /국방부


북한이 경의선·동해선 육로 폭파와 개성공단 송전탑 전선 제거 등 남북 단절 조치를 진행 중인 가운데 북한 당국의 전선 제거 탓에 송전탑이 무너지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3일 공개됐다. 이 과정에서 북한 인부가 안전 장비 없이 일하다 송전탑에서 추락하는 장면도 우리 군 감시 장비로 촬영한 영상에 고스란히 포착됐다.

국방부가 3일 공개한 영상에는 경의선 군사분계선(MDL)과 개성공단 사이 경의선 도로 근처에 있는 송전탑들이 균형을 잃고 쓰러지는 모습이 담겨 있다. 북한이 철거에 나선 이 송전탑들은 과거 개성공단에 우리 쪽이 전기를 공급하는 시설이었다. 철탑 형태의 송전탑은 북한이 지난 10월 남북 간 육로 단절 조치라며 폭파한 MDL 북쪽 지점부터 개성공단까지 이어지는 경의선 도로에 수백m 간격으로 세워져 있었다. 남측 문산에서 북한 평화 변전소로 이어지는 송전 구간에 총 48기의 철탑이 있고 북측에 15기가 있다. 이 영상은 국방부가 지난달 30일 촬영한 영상으로, 북측 인부가 송전탑 위에서 작업하다 10m 아래로 떨어지는 장면과 이 과정에서 송전탑 아래쪽에 부딪히는 모습도 담겨 있다.

송전탑은 2020년 북한이 개성공단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이후 우리 쪽이 전력 공급을 하지 않아 사실상 쓸모가 없는 시설이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 당국이 김정은의 ‘남북 두 국가’ 조치를 무리하게 밀어붙이다 인명 피해로 이어진 것”이라며 “최소한의 안전 장비도 없이 맨몸으로 작업하는 북한 당국자의 열악한 인권 상황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했다. 앞서 합참은 지난 7월 북한군이 비무장지대(DMZ) 전선 일대에서 불모지 조성 및 지뢰 작업을 하다 여러 차례의 지뢰 폭발 사고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는데도 무리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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