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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4 (수)

"거짓 선동" 괴담 치부하던 김용현·신원식…현실이 된 비상계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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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민주당 등 야권 의혹 제기에 대해 "사실 아냐, 국민도 용납 안해" 발언 쏟아내

머니투데이

김용현 국방부 장관(왼쪽)과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8월부터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으로부터 '윤석열 정부의 계엄령 준비' 등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고 발언한 바 있다. 신 실장과 김 장관은 각각 육군사관학교 37기와 38기로 1년 선후배 사이다. 둘 모두 육군 수도방위사령관과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을 지냈다. / 사진=머니투데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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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한밤중 비상 계엄을 선포하면서 계엄 준비 의혹을 괴담으로 치부하던 김용현 국방부 장관과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의 발언이 재조명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일 밤 10시30분쯤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국회는 범죄자 집단의 소굴이 되었고 입법 독재를 통해 국가의 사법행정 시스템을 마비시키고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전복을 기도하고 있다"며 비상 계엄을 선포했다.

앞서 김 장관과 신 실장은 지난 9월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야권 인사로부터 계엄령 준비 의혹과 관련한 질의를 받고 사실이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

김 장관은 지난 9월2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방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윤석열 정부의 계엄령 준비' 등 야권의 각종 의혹 제기에 "청문회는 듣는 자리"라면서 "어떤 사실이 아닌 것을 가지고 거짓 선동하고 정치 선동하는 자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민석 의원 등 야당 의원들이 거듭해 계엄 준비 등을 검토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 "사실이 아니다"고 답변했다.

당시 김 장관은 "지금 대한민국 상황에서 과연 계엄을 한다면 어떤 국민이 이를 용납하겠냐"며 "저는 안 따를 것 같다"고도 했다. 이어 "솔직히 계엄 문제는 시대적으로 안 맞는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너무 우려 안 하셔도 될 것 같다"고도 했다.

김 장관은 또 '김 후보자가 (계엄 발동 우려를) 일소할 방안을 강구해 말해달라'는 질의를 받고 "확실히 (계엄 발동은) 없다"고 답했다. 그는 '장관이 된 이후에도 계엄 발동을 대통령에 건의할 생각이 없느냐'는 질의에도 "없다"고 했다.

신 실장은 사흘 뒤인 5일 국방부 장관 겸 국가안보실장으로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야당으로부터 '윤석열 정부의 계엄령 준비설'에 관한 질의를 재차 받자 "황당무계하다"고 밝혔다.

당시 신 실장은 '김용현 후보자가 대통령경호처장 당시 공관에 방첩·특전·수도방위사령관 등을 불러 계엄을 논의한 것 아니냐'는 민주당 등 야권의 추궁을 "괴담"이라고 규정했다.

신 장관은 김민석 민주당 의원으로부터 관련 의혹에 대한 질의를 재차 받자 "역사책 보십시오" "대답할 가치가 없습니다" "도대체 계엄 문제를 억지로 황당무계하게 끌어내세요" "왜 자꾸 괴담 하십니까" "의원님 원하는대로 하십시오" "북한 김정은만 행복할 것" 등의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이에 김민석 의원은 "12·12, 5·18 때 우리 군에서 항명한 분이 있느냐. 국민의 동의가 있었느냐"며 "1980년대 계엄이 있을 만큼 우리나라가 후진국이었느냐"고 거듭 의혹을 제기했다. 신 장관과 김 의원은 질의 과정에서 서로 "의원님!" "장관"을 3차례 부르며 발언 주도권 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비상 계엄은 대통령이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 비상사태 등 사회 질서가 극도로 교란돼 행정권·사법권 수행이 현저히 곤란할 때 공공의 질서 등을 유지하기 위해 선포된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하면 행정권·사법권 등이 군의 권력 아래로 옮겨지고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이 제한될 수 있다. 계엄사령관은 체포·구금·압수 등에 나설 수 있다. 치안 유지도 군이 주로 관할하며 재판도 군사법원 활용이 확대된다.

김 장관은 이날 윤 대통령의 비상 계엄 선포 직후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를 개최하고 전군 비상경계 및 대비태세 강화를 지시했다.

한편 신 실장과 김 장관은 각각 육군사관학교 37기와 38기로 1년 선후배 사이다. 둘 모두 육군 수도방위사령관과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을 지냈다. 대장 진급을 못 하고 3성 장군으로 예편(예비역으로 편입)한 공통점도 있다.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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