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새벽 서울정부청사에 최상목 경제부총리가 들어오고 있다. (공동취재) 2024.12.04./사진=김근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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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밤 비상계엄령이 선포된 이후 윤석열 정부 경제팀은 뜬눈으로 밤을 지샜다. 비상계엄령이 결정된 이후 예견된 시간이었다.
두 차례의 금융시장현안 점검회의, 긴급비상경제장관회의 등을 연이어 열어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감을 식히려 애썼다. 특히 자금유동성 공급을 대책으로 내고 대내외 불안 속에서도 국민 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겠다면서 진화에 나섰다.
지난 3일 밤 10시 28분 윤석열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이후 4일 오전 1시 국회는 계엄 해제안을 결의했고 오전 4시 30분 윤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열어 계엄 해제안을 의결하면서 약 6시간 만에 사태가 끝났다.
문제는 시장의 혼란이었다. 한때 원/달러 환율이 3년 여 만에 정점을 기록했고 해외에서 국내 상장지수는 급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비상계엄 선포 직후 새벽 한때 1442.0원까지 급등했다. 해외 주식 시장에 상장된 코스피 상장지수펀드(ETF)는 장 중 7.1%까지 내렸다.
전날 밤 계엄령 선포를 의결한 국무회의에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참석했는진 알려지지 않지만 계엄령이 실행된 이후 이러한 혼란과 수습은 정해진 수순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최 부총리 약 1시간 만인 전날 밤 11시 40분 F4회의인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를 열었다. 최 부총리를 비롯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이 참석했다.
회의에서 나온 메시지는 단조로웠다. 최 부총리는 "비상계엄 선포 이후 나타날 수 있는 시장 불안 요인에 대응하기 위해 무제한 유동성 공급 등 모든 가능한 금융·외환 시장안정 수단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이후로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를 매일 개최해 위기관리 체계를 상시화하고 보다 구체적 추가 시장안정 조치는 각 기관이 점검 후 금일 오전부터 신속히 발표한다"고 덧붙였다.
약 7시간 이후 다시 열린 회의에서도 메시지 방향은 크게 다르진 않았지만 주식을 비롯한 금융·외환 시장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겠단 입장을 냈다. 불안정했던 원/달러 환율 등이 다소 가라앉은 영향이었다.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금융수장들이 8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수출입은행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최 부총리, 김병환 금융위원장.(공동취재) 2024.11.08. /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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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최 부총리는 오전 10시 20분에도 긴급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합동브리핑을 진행했다. 그는 "어떤 상황에서도 기업 경영할동·국민 일상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경제 현안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지금 국민·기업·정부 등 경제 주체들이 합심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투자·고용·소비들이 정상적으로 유지되도록 생업·기업활동을 이어가 달라"고 말했다.
F4는 각자 회의를 소집, 방안을 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금융감독원장, 금융공공기관 등과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된 금융시장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과거 레고랜드 사태 때 조성된 10조원 규모의 증시안정펀드(증안펀드)와 총 4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 안정펀드를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이날부터 비정례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을 시작해 단기유동성 공급을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RP 매매 대상 증권과 기관도 확대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시장 불안은 쉽게 꺾이지 않았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이번 사태로 향후 한국 정국 불안이 확대됨에 따라 코스피, 한국 국고채 등 원화 자산에 대한 투심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판단되며 장중 외국인 자금 매도세가 본격적으로 확인될 경우 달러/원 상방 변동성을 자극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가 금융시장 안정을 약속했지만 최근 비슷한 이슈가 부각됐던 프랑스 케이스에 비췄을 때 원화에 닥칠 비상계엄 후폭풍을 성공적으로 방어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세종=유재희 기자 ryu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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