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지난달 29일 도쿄 국회 중의원(하원)에서 소신표명 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4일 한국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어젯밤 계엄령이 내려진 이후 특별하고 중대한 관심을 갖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시바 총리는 이날 총리 관저에서 ‘한국 계엄 선포에 따른 일본인 안전과 한일관계 영향’에 관한 기자 질문에 “다른 나라 내정에 대해 이것저것 말씀드릴 입장은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시바 총리는 “한국에 있는 일본인 안전에 대해서는 영사 메일을 즉시 보내는 등 가능한 대응을 하고 있다”며 “현시점에서 일본인이 피해를 입었다는 보도는 전혀 없다”고 했다.
이시바 총리는 내년 1월 방한 조율 보도와 관련해서는 “한국 방문은 아직 무엇도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은 이시바 총리가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내년 1월 초순쯤 방한해 윤석열 대통령과 정상회담하는 방안을 조율하고 있다고 보도해 왔다.
한국의 비상계엄 사태 여파로 양국 고위급 인사 교류가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도 이날 한국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특단의 관심을 갖고 사태를 주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김용현 국방부 장관과 지난달 라오스에서 열린 제11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 회의(ADMM-plus)를 계기로 양자 회담을 하고 연내 방한에 합의한 바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내년 1월에 이시바 총리가 방한해 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는 방안을 조율해 왔지만, 일정이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신문은 “국교 정상화 60년에 맞춰 관련 행사도 검토가 이뤄진 상황에서 계엄령이 찬물을 끼얹는 일이 될 듯하다”고 평가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한국 정국이 불안정해져 동아시아 안보에도 그 영향이 미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윤 대통령은 지지율이 저조한 상황에서 야당이 국회 과반 의석을 점해 국정 운영이 어려웠다”며 “국면 타개를 노리고 비상계엄 선포라는 강경책을 쓴 것으로 보이지만, 여야가 모두 강력히 비판해 구심력 저하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아사히신문은 “계엄사령관이 발표한 계엄령은 정당 활동과 집회, 시위를 포함한 일체의 정치 활동을 금지하고 언론도 통제한다는 내용이었다. 이것이 ‘자유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한’ 행위일까”라고 되물으면서 “앞으로 야당뿐만 아니라 여당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질 것으로 보여 정권 앞날은 더 불투명해졌다. 무엇보다도 한국의 민주주의를 훼손한 대가가 너무 크다”고 비판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명태균 게이트’ 그들의 은밀한 거래, 은밀한 관계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