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흑연 음극재. (사진=포스코퓨처엠) |
중국이 대미 흑연 수출을 통제하겠다고 밝혀 국내 배터리 업계 타격이 우려된다. 흑연은 배터리 음극재의 핵심 원료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출을 금지한 미국 제재에 대한 맞대응 조치로 나온 것이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3일 “흑연 이중 용도 품목의 미국 수출은 최종 사용자 및 최종 용도에 대해 더 엄격한 검토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흑연의 경우 수출 제한 품목은 아니지만, 수출을 허가할 때 최종 사용자와 용도를 면밀히 검증할 예정이다. 수출이 금지될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다.
중국은 흑연 최대 생산국으로, 글로벌 시장의 흑연 60~70%가 중국산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도 중국 기업에서 흑연을 조달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22년 기준 이차전지 음극재용 인조흑연·천연흑연의 93.7%를 중국에서 수입할 정도로 의존도가 높다.
포스코퓨처엠이 국내에서 유일하게 천연흑연 기반 음극재를 생산하고 있지만, 중국 업체들에 밀려 글로벌 점유율은 10위권 수준이다. 아프리카산 흑연을 도입하는 포스코그룹의 탈(脫)중국 음극재 공급망도 2027년 이후에 구축돼 국내 업계의 중국 의존도는 당분간 높을 수 밖에 없다.
이같은 상황에서 중국이 흑연 수출을 금지할 경우 공급망 불안이 우려된다. 중국이 미국 기업을 특정해 흑연 수출을 막으면 해당 업체가 최종 고객사인 국내 배터리 제조사가 이차전지를 수출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또 미국에 배터리 공장을 신설·증설하고 있는 국내 기업이 흑연 조달에 차질을 빚으면 생산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미국에 배터리 생산 시설이 가장 많은 국내 기업은 LG에너지솔루션으로, 단독 공장과 합작 공장을 합쳐 8개의 공장을 운영하거나 건설 중이다.
정부는 중국의 대미(對美) 흑연 수출 통제 강화가 국내 배터리 업계에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오는 5일 배터리산업협회 등과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대응 방안을 강구할 방침이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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