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 40년 계엄으로 권력유지 불가”
우원식 국회의장이 4일 국회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실의 계엄군이 깬 유리창을 보고 있다. 2024.12.04 /박민규 선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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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및 홍콩·대만 언론들은 4일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민주화가 정착된 한국에서 성공할 수 없는 무리수를 뒀다고 보도하며 정권 붕괴 가능성에 주목했다.
중국 반관영 매체 중국신문망은 이날 계엄군이 총을 들고 국회에 진입해 의원들을 체포하려 했다며 이 사건을 ‘서울의 겨울’이라고 명명했다. 중국신문망은 국회의원들이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가결하고 군이 국회에서 철수했지만 야당이 헌법적 책임을 물을 전망이라며 윤 대통령의 위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전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서울의 겨울: 윤석열의 6시간 계엄령 희극’이라는 기사에서 “현재 벌어지는 일들이 영화 <서울의 봄>과 줄거리가 같다”면서 “한국이 계엄령을 선포한 것은 40여년 만인데 며칠 뒤에 그 악명 높은 12·12 군사쿠데타 45주년이 된다”고 짚었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민주화가 정착된 한국에서 국민들이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잔더빈 상하이대외경제대학 한반도연구센터장은 펑파이신문에 “두어달 전 계엄에 관한 소문이 돌았을 때는 아무도 믿지 않았지만 돌이켜보면 비상계엄 선포의 전조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윤 대통령 지지율은 계속 하락하는 추세였고 야당은 김 여사 특검법을 추진하고 있었다며 윤 대통령이 정부 예산안 통과를 명분 삼아 계엄을 선포하려 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잔 센터장은 “오늘날의 한국 국민이 더 이상 40년 전의 모습이 아니며,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가 마음속에 깊이 뿌리박혀 있기 때문에 윤 대통령이 계엄령을 통해 권력을 유지하는 것은 애초부터 어려웠다”고 말했다.
관변 논객 후시진 전 환구시보 편집장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국회, 지방의회 정당 활동, 정치 결사 집회, 시위, 언론, 출판을 전면적으로 통제하는 비상계엄령은 현재 한국 사회의 분위기에서 받아들여질 수 없는 일”이라며 “윤 대통령의 도박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전했다.
후 전 편집장은 “윤 대통령은 친미 성향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미국과의 외교 전략에서 종속적인 모습을 보이고 일본과의 관계를 무리하게 개선하려고 하며 중국과의 관계를 급격히 악화시켰다”고도 비판했다.
주한 중국대사관은 이날 계엄령이 해제되자 “이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지만, 경각심을 늦추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주한 중국대사관은 전날 계엄령이 선포되자 “냉정을 유지하고 한국의 정세 변화를 주시하면서 안전의식을 강화하는 한편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하고 정치적 견해를 밝히는 것을 신중히 하며 공식 발표를 준수할 것을 알린다”고 밝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강원택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의 “갑작스럽고 시대에 뒤떨어진 행동을 이해할 수 있는 한국인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발언 등을 다루면서 한국 정치권과 국민이 윤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만 연합신문망은 윤 대통령의 아내가 뇌물을 받아 대중의 분노와 일련의 정치적 논쟁을 불러일으켰다는 차이징위안 전 의원의 의견을 소개하며 비상계엄 선포를 윤 대통령의 ‘마지막 지푸라기’라고 표현했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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