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05 (목)

‘아~파트’ 뜬 이후 꿈틀대는 엔터주 내년 블핑·BTS 컴백으로 열기 이어갈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사진 더블랙레이블>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걸그룹 블랙핑크의 멤버 로제가 팝스타 브루노 마스와 함께 부른 ‘아파트’(APT.)의 글로벌 신드롬이 여전한 가운데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국내 엔터주들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국내 엔터주들은 지난해 2~3분기를 정점으로 꺾이기 시작해 올 9월까지 바닥을 모르고 추락했다. 그러다 10월 들어 반등을 모색하는 듯했는데, 같은 달 중순 발표된 로제의 아파트가 세계적 인기를 얻으면서 같이 힘을 받고 있는 모양새다.

물론 로제의 아파트에 대한 인기 덕분에 각 엔터주들이 반등을 이뤄내고 있다고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오히려 실적개선, 대표 선수들의 귀환 등 각 엔터 회사들의 모멘텀이 반등의 주된 원인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로제의 아파트로 인해 K-팝과 K-컬처에 글로벌 관심이 다시 고조되고 있는 것은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한국 문화를 소재로 삼은 노래의 인기로 인해 선순환적 흐름이 있는 것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는 익숙하지만 세계인들은 모르는 40년 된 가수 윤수일씨의 노래 아파트가 다시 인기를 얻고 있는 실정이다.

식지 않는 ‘아~파트’ 인기
로제의 아파트를 향한 글로벌 인기는 식을 줄 모르고 있다. 곡이 발표된 직후 미국 빌보드의 메인 싱글 차트인 핫100에서 8위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빌보드 ‘글로벌 200’과 ‘글로벌’(미국 제외) 차트에서 3주 연속 정상에 올랐다. 영국 공식 싱글차트인 ‘톱 100’에서도 4주 연속 최상위권을 지켰다. 이는 여전히 실시간으로 세계 곳곳에서 ‘아~파트, 아파트’가 외쳐지고 있단 얘기다.

아파트의 인기로 로제의 위상 또한 말 그대로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됐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2024년 11월 걸그룹 개인 브랜드평판 1위를 차지했다. 유튜브 구독자 수도 그동안 블랙핑크 내에서 가장 많은 구독자를 보유한 멤버였던 제니와 맞먹을 정도로 폭발적으로 늘었다. 11월 중순 현재 로제의 구독자 수는 1220만 명, 제니는 1230만 명이다. 여차하면 제니를 뛰어넘을 태세다.

로제의 아파트 인기 원인으로 중독성이 강한 후렴구와 B급 감성의 뮤직비디오 등 홍보전략이 한몫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세계적 팝스타인 브루노 마스가 한국어로 ‘건배’를 말하고, 태극기를 들고 있는 모습이 K-컬처에 대한 흥미를 유발케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주목해야 할 것은 노래 속에 녹아 있는 한국 문화에 전세계가 공감대를 이루며 같이 즐기고 있는 흐름이라는 분석이다. K-드라마의 인기로 인해 한국 문화와 장소 등이 세계적 관심을 받고 있는 것처럼 K-팝 또한 또 다른 한국 문화를 재발견할 수 있는 통로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로제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미국의 페이퍼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문화는 가장 흥미로운 문화 중 하나”라면서 “한국 문화를 세상에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기쁜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람들이 점점 더 한국 문화에 관해 배워 나가기 시작한 것으로 안다”며 “곡에 대한 팬들의 반응을 이제는 완전히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노래 공개와 동시에 로제가 노래에 맞춰 게임을 즐기는 영상은 틱톡에서 조회수 3000만 회를 훌쩍 넘기기도 했다.

JYP, 3분기 깜짝 실적
매일경제

지난 7월 그룹 트와이스가 닛산 스타디움에서 다섯 번째 월드투어의 대미를 장식하고 있는 모습.<사진 JYP엔터>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 같은 K-팝의 새 흐름 속에서 국내 주요 엔터 회사들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곳은 JYP엔터테인먼트다. 다른 주요 엔터사들이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3분기에 깜짝 호실적을 보였다. JYP엔터테인먼트는 이번 3분기에 1705억원의 매출액과 48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 영업이익의 경우 시장 컨센서스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3분기 실적 개선에는 JYP의 대표 IP(지식재산권)인 스트레이트키즈와 트와이스가 한 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의 활동으로 음반과 공연 분야에서 판매가 크게 늘었다. 또한 두 그룹이 활동을 집중한 일본의 매출이 크게 늘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해외시장의 영토 확장에서 K-팝의 잠재력이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올 9월 새 앨범으로 돌아온 밴드 데이식스도 3분기 실적 향상에 영향을 미쳤다. 김민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데이식스의 음원 고성장으로 국내 최대 음원 매출(31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다만 3분기 실적이 주로 고연차 그룹들의 활동에서 나왔다는 점은 경계 해야할 대목으로 지적된다. 엔터산업 특성상 새로운 그룹들이 계속 나오고 인기를 끌어야 선순환 효과로 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데, JYP의 경우 이 부분에서 현재 뚜렷한 개선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때문에 실적 성장세가 계속 이어질지 여부는 더 두고 봐야 한다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한국투자증권은 “4분기 보이그룹이 데뷔 예정인데, 보이그룹은 걸그룹 대비 초기 대중 인지도가 낮은 편이기 때문에 데뷔 시점 큰 반향을 일으킬 가능성은 적다”고 내다봤다. 때문에 JYP엔터의 최근 주가 반등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분위기는 그렇게 들뜨지 않는 모양새다. 지난해 박진영 프로듀서가 회사 주식을 살 적기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을 때와 비교해 보면 주가는 최근 반등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반 토막이 난 상태다.

YG, 바닥 찍었나
한때 로제의 소속사이기도 했던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3분기 흑자를 내진 못했지만 영업 손실폭을 축소하는 선에서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 연결기준 3분기 영업손실은 36억원이지만 시장 컨센서스보다는 좋았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2% 감소한 835억원을 기록했다. 와이지엔터의 실적이 살아나지 못하는 것은 블랙핑크란 대표 IP의 활동이 전무하기 때문인데, 이들의 공백에도 불구하고 손실 폭을 다소나마 줄였다는 점에서 회시가 최악의 상황은 지나고 있는 것으로 시장에서는 평가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현 실적 추이보다는 내년 하반기 완전체 컴백 가능성이 대두된 블랙핑크가 가져올 효과에 더 주목하는 분위기다. 블랙핑크는 컴백과 더불어 월드투어도 진행할 예정인데, 흥행 보증수표인 이들이 실제 활동에 들어가게 되면 회사가 큰 폭의 실적 개선세를 이뤄낼 확률은 꽤 높아지기 때문이다.

또 2NE1의 활동이 예정돼 있는 점도 내년 회사의 장밋빛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10년 만에 다시 재결합한 2NE1에 대한 기대감은 블랙핑크 못지 않다.

임수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예정된 활동들이 그대로 진행된다면 내년 와이지엔터의 실적은 턴어라운드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새내기인 베이비몬스터에 대한 평가가 바뀌고 있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한화투자증권은 “베이비몬스터의 회사 실적 기여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11월 첫째 주 기준 베이비몬스터의 정규앨범 출하량은 약 82만장을 기록 중인 것으로 확인되는데, 다음 앨범은 밀리언셀러 기록을 손쉽게 달성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컴백 효과를 기대하는 엔터 업체는 또 있다. 뉴진스 파동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하이브다.

하이브, 뉴진스 파동에 휘청
매일경제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제이홉이 지난 10월 강원 원주시 육군 36사단 신병교육대 앞에서 전역하며 동료 멤버 진의 축하를 받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하이브의 3분기 실적은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 반년 넘게 싸우는 사이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하락했다.

특히 영업이익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4%가 줄어든 542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무려 98.6%가 줄어든 14억원을 나타냈다. 매출은 5278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9% 감소했다.

이 같은 부진한 실적은 엔하이픈·보이넥스트도어 등 저연차 중심의 그룹들이 선전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나타났다는 점에서 방탄소년단의 공백이 얼마나 큰지를 다시 한번 보여주는 대목이라는 평가다. 3분기 매출 중 음반·음원, 공연, 광고·출연료가 포함된 ‘직접 참여형’ 매출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18.8% 감소한 3230억원으로 나타났고, 이중 음반·음원(-18.8%), 공연(-14.8%) 분야의 하락 폭이 두드러졌다. 이는 저연차 그룹들의 경우 방탄소년단만큼 팬덤이 공고하지 않아 매출 확대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3분기 매출(5278억원)의 경우 2분기(6405억원)에 비해 1100억원이 넘게 감소했는데, 뉴진스 파동이 일정 정도 영향을 미쳤음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때문에 하이브로서는 실적 개선을 위해서라도 방탄소년단의 컴백이 절실한데,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빠르면 내년 하반기, 늦으면 2026년에 완전체로 컴백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군 복무 중인 멤버는 5명으로 내년 6월까지 모두 제대를 하게 된다.

현대차증권은 “완전체 복귀 후 컴백 앨범, 월드 투어 등이 진행되면 활동 개시일로부터 향후 1년간 기대되는 BTS 관련 매출만 1조87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BTS 매출 비중 확대는 마진 상승으로 직결돼 하이브 2025년 매출은 3조원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통의 엔터업계 강자 에스엠도 이들 경쟁 엔터회사들과 사정은 비슷하다. 주가가 바닥은 찍고 반등하고 있지만, 실적은 여전히 불안하기 짝이 없다.

에스엠의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422억원과 133억원으로 컨센서스를 크게 밑돌았다. 특히 영업이익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무려 73.6%나 줄었다.

현재 회사 대표 선수격인 NCT 드림과 에스파 등이 자리를 잡으며 주축으로 자리잡긴 했지만 이들만으로는 다소 역부족인 것이 에스엠의 현 주소다. 음반 매출 감소, 일본 계열사 실적 부진, 영국 보이그룹 디어 앨리스의 데뷔 프로그램 제작 비용 등이 3분기 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고연차와 저연차 그룹의 세대교체가 원활히 이뤄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대목이다. 에스엠도 내년 신인 걸그룹을 선보인다.

[문수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