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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계엄 해제됐지만 ICT '대혼돈'…업계 내부 정책 부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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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3사·네이버·카카오 향한 계엄사 조치無
업계 "산업 발전 후 없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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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계엄군이 서울 여의도 국회 창고 사무실 진입을 시도하면서 문이 파손됐다. /박헌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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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조소현 기자] "계엄이 선포됐을 때 어떤 조처를 해야 하는지 따로 방침이 없었어요.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고 생각했으니까요."

익명을 요구한 ICT 업계 관계자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한 말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이 6시간 만에 해제됐으나 시민 불안감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간밤 네이버, 카카오 등 인터넷 서비스 접속이 차질을 빚으면서 시민들 사이에서는 정부가 통신망을 장악한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이번에는 계엄사가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통신 제한을 요청하지 않아서 사태가 악화하지 않았지만 향후 유사한 상황이 발생할 시 별다른 대책이 없어 시민 염려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전날 오후 10시28분께부터 계엄이 해제된 다음 날 오전 4시30분께까지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3사와 네이버, 카카오 등에 계엄 관련 정부 지침이 내려온 것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통신3사와 네이버, 카카오 관계자는 "전달받은 내용이 없고 특이사항도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비상계엄이 선포되면 계엄사령관은 국민의 통신·인터넷 서비스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 헌법 제77조에는 '비상계엄이 선포된 때에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영장제도와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 정부나 법원의 권한에 관해 특별한 조치를 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통신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지만 언론·출판에 대한 조치에 통신·인터넷 서비스에 대한 조치도 포함될 수 있다는 게 법조계 중론이다. 헌법연구관 출신 노희범 HB 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는 "언론·출판을 제한할 수 있기 때문에 (통신·인터넷 서비스도) 제한할 수 있다"며 "통신망을 통해 허위 사실이 유통된다고 판단하면 국가 비상 사태인 만큼 기본권 제한이 가능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신비밀보호법에 따라 사전 영장 없이도 긴급통신제한조치(음성 통화, 문자, 이메일, 메신저 등 일시 감청 또는 차단하는 제도)를 통해 감청을 시행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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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업계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전날 오후 10시28분께부터 계엄이 해제된 다음 날 오전 4시30분께까지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사 3사와 네이버, 카카오 등에 계엄 관련 정부의 별도 지침이 내려온 것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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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계엄사령관이 통신·인터넷 서비스 이용을 제한할 시 어떤 조치를 취할지와 관련 통신·플랫폼 업계 내 정책이 부재하다는 점이다. 45년 만에 선포된 비상계엄인 만큼 업계도 혼란을 겪는 모양새다. 한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재난에 관한 내부 지침은 있으나 계엄과 관련해서는 별도 규정이 없다"며 "주파수는 정부에 귀속돼 있다. 요즘 통신은 누가 강제로 끊지 않는 한 끊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플랫폼 관계자도 "산업 발전 이후 계엄이 선포된 게 처음"이라며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법적 절차에 따라야 하는 게 맞는지 아닌지를 경험하지 못했다. 국민 불안은 플랫폼 문제라기 보다는 정부 문제"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인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헌법연구관 출신 김승대 변호사는 "적군이 서울을 포위하고 미사일을 쏘는 상황에서 계엄이 선포되는 것"이라며 "이번 사태는 헌법이 계엄을 규정한 취지에 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오후 10시28분께 긴급 대국민담화를 열고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국회는 이날 오전 1시께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가결처리했고 국무회의에서 이를 의결하며 비상계엄은 이날 오전 4시26분께 해제됐다.

비상계엄이 선포된 이후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와 네이버, 카카오 등 인터넷 서비스 접속이 한때 지연 또는 중단되는 오류가 발생했다. 네이버 카페는 전날 오후 11시께부터 일시적으로 모바일 앱 접속 오류가 발생했고 뉴스 댓글 서비스 등에서 장애가 있었다. 같은 시간 카카오도 다음 카페와 뉴스 서비스 등에서 접속 지연이 발생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전날 오후 비상 대응 체제를 구축하고 이날 오전 중 대표이사를 포함한 임원진 회의를 열었다.

통신·인터넷 서비스 지연에 시민들 사이에서는 서비스 제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인터넷 커뮤니티 클리앙에는 'VPN'을 설치하라는 조언이 게시됐고 일부 시민은 국내 메신저 차단을 우려, 텔레그램 등 해외 메신저를 설치해 텔레그램 이용자 수가 급증했다. VPN은 가상사설망으로, VPN을 사용하면 IP주소를 숨길 수 있는 등 사생활 보호가 가능하다.

sohyu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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