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DC 한반도 전문가들 비판 계속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부결된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표결에 불참했던 국민의힘 의원들이 의원총회를 마치고 야당 보좌진의 항의 속에 국회를 나서고 있는 모습.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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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언론들은 7일 계엄 사태와 관련, 국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표결 과정을 실시간으로 보도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의 불참으로 탄핵안이 부결되자 한국의 정치적 혼란이 더 길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여당이 투표를 보이콧하면서 한국 대통령은 탄핵을 피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대통령 탄핵 시도가 무산된 것은 한국을 뒤흔든 정치적 혼란을 연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어 WSJ는 “국민의힘이 국가보다 정당을 중시하는 길을 택한 것은 최악의 결과”라는 시카고 글로벌어페어즈카운슬 소속 한국 전문가 칼 프리드호프 연구원의 발언도 다뤘다.
뉴욕타임스(NYT)는 ‘한국 대통령, 탄핵 시도에서 살아남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야당의 탄핵 시도가 법안 처리에 반대하기로 당론을 모은 여당에 의해 좌절됐다”며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 이후 나라를 뒤흔든 정치적 격변과 불확실성이 길어지게 됐다”고 했다. 이어 “야당은 여당 의원들에게 본회의로 돌아와 표결에 참여하기를 촉구하며 회의를 몇 시간 연장했다”며 “여당 의원 108명 중 3명을 제외한 전원이 표결에 불참하면서 탄핵안 표결을 유효하게 하기 위한 정족수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한국 대통령이 계엄령 실책 이후 탄핵을 피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표결 불발은 추가적인 정치적 혼란과 대통령 사임에 대한 대중의 요구 증대를 촉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WP는 우원식 국회의장이 국민의힘 소속 의원 전원의 이름을 호명하며 투표 참여를 독려했고, 국민의힘 소속 의원 중 회의장에 남아 있던 안철수 의원과 추가로 투표로 참여한 김예지·김상욱 의원을 언급하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대통령을 지원하기 위해 표결에서 단결했고, 이는 윤 대통령의 행동(계엄령 선포)보다 진보 정권의 복귀를 더 우려한 것”이라고도 했다.
미국의 한국 전문가들은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를 ‘민주주의에 반하는 행동’이라며 비판적인 입장을 잇따라 내놨다. 앤드루 여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는 소셜미디어 엑스(X)에서 “계엄령 선포 결정은 끔찍했다. 윤 대통령이 이 위기를 촉발했고 스스로 정치적 무덤을 팠다”고 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최근 채널뉴스아시아(CNA) 인터뷰에서 “계엄은 한국인들에게 권위주의 과거의 고통스러운 기억을 끄집어내게 한다”면서 “이것은 모든 한국인에 대한 모욕이자 한국 역사에 어두운 자국이 될 것”이라고 했다.
[워싱턴=이민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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