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김 요리를 다루는 업소에서 발생했던 원인 불명의 화재가 튀김찌꺼기 자연발화가 원인이었던 것으로 규명됐다.

26일 경찰과 소방에 따르면, 대전경찰청 과학수사계 화재감식팀과 대전소방본부 화재조사팀은 합동 화재 재현 실험을 통해 조리 후 모아놓은 튀김찌꺼기에서 자연발화가 되는 걸 확인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김영재

두 기관에 따르면 지난 3년간 대전 지역의 치킨집 등 튀김 요리 업소에서 발생했던 화재 10여건은 그간 자연발화로 추정됐지만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지는 않았었다.

지난 10월 20일 서구 갈마동 한 음식점에서 튀김기의 가열된 튀김기름을 배출하던 중 튀김찌꺼기에 불이 붙어 6분 만에 꺼졌고, 같은 달 3일 대덕구 한 치킨집에서도 튀김찌꺼기 발화로 추정되는 불이 나 상가 전체가 전소됐다.

불이 난 업소들은 모두 플라스틱 등 가연성이 높은 용기에 튀김찌꺼기를 담아뒀던 것으로 나타났다. 튀김찌꺼기에 있는 기름 성분과 산소가 만나 열이 쌓이면서 불꽃 없이 연기가 발생하고, 이를 담은 플라스틱 용기가 열에 의해 변형되면서 불이 붙게 된다는 것이다.

이들 기관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해 피해 당시 상황과 유사한 환경을 만든 후 두 차례에 걸친 재현 실험을 벌였고, 튀김찌꺼기가 자연발화해 연기가 나면서 실험 1시간 30분만에 맞닿아 있는 용기에 불꽃이 발생하는 것이 확인됐다.

대전경찰과 대전소방은 업소와 가정집 등에서 튀김찌꺼기를 매일 버리거나, 찌꺼기를 담는 용기를 금속 소재로 바꾸면 불이 연소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전소방본부 관계자는 “튀김찌꺼기가 발생하면 그날그날 버리거나 선풍기 등으로 조금만 열을 식혀줘도 자연 발화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며 “보관 용기도 플라스틱보다는 금속 소재의 용기를 사용하거나 뚜껑을 덮어놓으면 산소 유입이 차단돼 큰 불길로 번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고 했다.

대전경찰청 관계자는 “튀김찌꺼기에서 자연발화에 의한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만큼 튀김 요리 업소에서는 조리 후 튀김찌꺼기를 바로 폐기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김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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