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첫 변론준비기일을 하루 앞둔 26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 경찰이 근무를 서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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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첫 변론 준비 기일을 하루 앞둔 26일에도 헌재의 서류 제출 요구에 일절 응하지 않았다. 헌법재판관 6명 전원은 이날 오전 재판관 회의를 열고 27일 첫 변론 준비 기일은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이진 헌재 공보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통령 측에서 접수된 서면은 일절 없다”며 “지난 24일 국회 소추위원 측은 서증(증거로 내는 서류)과 증인 신청 등이 포함된 입증 계획과 증거 목록을 헌재에 제출했다”고 말했다. 헌재는 지난 16일부터 윤 대통령 측에 답변서와 국무회의 회의록, 포고령 등을 내라고 했지만, 윤 대통령 측은 우편 수령을 거부한 채 무응답하고 있다.

이날 재판관 회의에선 변론 준비 절차를 담당하는 수명(受命) 재판관(이미선·정형식)들이 사건 진행 상황과 대응 방안을 보고하고, 전원 재판부도 관련 상황을 공유했다고 한다.

그래픽=양인성

보통 본격적인 변론에 앞서 열리는 변론 준비 기일에는 수명 재판관들이 사건의 쟁점과 증거를 정리하지만, 윤 대통령 측이 출석하지 않아 절차가 공전할 가능성이 커졌다. 김형두 헌법재판관은 이날 “원래 한쪽이라도 불출석하면 진행할 수 없게 돼 있다”면서도 “수명 재판관이 준비 절차가 더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한 번 더 기일을 지정할 것”이라고 했다.

김 재판관은 또 “(국회 측에서) 제출된 자료를 가지고 재판을 준비하고 있다”며 “변론 준비 절차와 관계없이 재판 준비는 할 수 있다”고 했다. 국회 측이 제출한 포고령 등이 증거가 될 수 있다는 취지다. 김 재판관은 전날 부친상(喪)을 당했지만 이날 정상 출근해 재판관 회의에 참석했다.

국회 측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여인형 방첩사령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등 계엄 사건으로 구속된 피의자 9명을 증인으로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 측은 이날 탄핵심판과 관련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한편, 27일 열리는 첫 변론 준비 기일에는 총 2만264명이 온라인으로 방청을 신청해 경쟁률 2251대1을 기록했다. 추첨 대상 좌석은 9석이다.

[이슬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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