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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8 (토)

탄핵 집회 이색 깃발 모음집…외신 놀랄 만한 '해학의 민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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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좌 피해자' '로판작가' '얼죽아' '내향인' '전국 집에 누워있기' 각종 연합 뛰쳐나온 탄핵 집회

이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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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을 요구하는 시위 현장에 등장한 다양한 깃발들이 화제가 되고 있다.

7일 국회는 본회의를 열고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처리했으나 재적 의원 300명 중 3분의 2인 200명의 의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하면서 투표 불성립 처리됐다. 2004년 고 노무현 대통령, 2016년 박근혜 대통령에 이어 헌정 사상 3번째 탄핵 표결이었지만, 앞선 두 대통령과 달리 이번 탄핵소추안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탄핵소추안 표결 전 서울 여의도와 광화문에는 각각 탄핵 찬성과 반대의 뜻을 가진 시민들이 모여 표결을 지켜봤다. 특히 시민들이 몰리면서 9호선 국회의사당역과 5회선 여의도역은 무정차 통과하는 일도 벌어졌다. 해당 집회는 사전 신고 인원만 21만 명, 경찰 추산 16만 명의 대인원이 모였다.

탄핵 찬성 집회에는 각자 개성을 드러낸 이색 깃발들이 눈에 띄었다. '평범한 일상을 살고 있던 시민들'이 현장에 나왔음을 강조하는 '연합 깃발 문구'가 가득했다. 각자 자신의 취미와 특기, 직업 등을 내세우며 함께하자는 '연합'과 '동호회'를 붙여 시위를 독려했다.

'원고하다 뛰쳐나온 로판작가 모임회', '우리나라 정상영업 합니다', '전국 이선좌 피해자 연합', '개근 환자 협회', '전국 얼죽아 협회', '응원봉을 든 오타쿠 시민연대', '전국 집에누워있기 연합', '전국 거북목 협회', '전국 혈당 스파이크 방지 협회', '전국 수족냉증 연합' 등 다양한 깃발이 시선을 끌었다.

반려동물을 강조한 '전묘조', '강아지 발냄새 연구회', '똥강아지 산책연합', '과체중 고양이 연합', '전국고양이집사노동조합(참야옹)' 등도 나왔다. 프로야구 구단의 깃발을 들고 나온 야구팬들도 있었고, K팝 팬들은 각 팬클럽의 응원봉을 들고 참가했다.

게임 매니아 연합은 '불안해서 집에서 게임도 못 하겠다'는 플래카드를 등에 붙이고 시위 현장에서 컴퓨터 게임을 해 웃음을 줬다.

수많은 깃발 속 '전국 깃발 준비 못한 사람 동호회'도 눈에 띄었다. 집회에 모인 시민들은 "저런 생각은 어떻게 하느냐", "이제는 깃발 문구도 해학을 담아야 한다", "평범한 시민 되기 참 힘들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환호했다.

해당 모습을 외신도 주목했다. AFP통신은 "K팝이 흘러나오는 시위 현장에는 참가자들이 즐겁게 뛰어다니고, 다양한 응원봉과 LED 촛불, 깃발 등을 흔들면서 마치 댄스파티를 떠올리게 했다"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대부분의 국민의힘 의원들은 탄핵안 표결에 불참했다. 윤 대통령이 탄핵안 처리 전 대국민 담화를 통해 사실상 2선으로 후퇴하며 한동훈 당 대표의 요구를 수용한 것이 여권을 결집시킨 것으로 보인다.

탄핵소추안이 투표불성립으로 무산된 후 한 대표는 "(윤 대통령은) 퇴진 시까지 사실상 직무 배제할 것이고, 국무총리가 당과 합의해 국정운영을 챙길 것"이라며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통령의 질서 있는 퇴진을 추진하겠다"라고 밝혔다.

[이투데이/기정아 기자 (kki@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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