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의비 “내란수괴 尹 퇴진” 선언문
여엔 “내란 동조”… 곳곳 규탄 집회
의개특위서 의사단체 모두 이탈
전국 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8일 오후 서울 양재동 AT센터 앞에서 ‘의대교수 시국선언 대회’를 열어 의료 탄압을 규탄하고 윤 대통령 퇴진을 촉구했다. 교수들은 “의대 모집 중단 등 실질적 정원 감축을 실행하라”며 “의대 총장, 학장들도 의대증원을 원점 재검토해달라”고 했다.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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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의대 교수협의회 박평재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집회에서 “오늘부로 윤석열을 대통령이라 부르지 않을 것”이라며 “윤석열은 대통령으로서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켜야 할 의무를 다하기는커녕 국민을 상대로 전쟁을 벌이겠다는 내란 수괴”라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세 자녀 중 첫째가 올해 의대 신입생인 24학번이라며 “내년에 입학할 4500명의 후배들과 함께 7500명으로서 제대로 교육도 못 받고 수련도 못 받을지 모른다”며 “저질 의사로 낙인찍혀 평생 피해 의식 속에 살아갈 세대”라고 한탄했다.
전의비는 전날 탄핵 표결을 포기한 여당 의원들을 향해선 “내란을 동조한 국회의원으로 역사에 확실히 각인될 것”이라고 했다. 국내 사회복지·사회정책·보건의료 분야 22개 학회도 이날 탄핵 촉구 성명서를 내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오직 당의 이익과 안위만을 위해 탄핵 투표에 불참한 것은 결국 역사의 법정에 세워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8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열린 서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젊은 의사 의료계엄 규탄 집회'에서 사직 전공의를 비롯한 젊은 의사들이 계엄 규탄 및 의료개혁 철폐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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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도 이날 종로구 마로니에 공원 앞에서 ‘젊은 의사 의료계엄 규탄 집회’를 열고 “원천적, 절차적으로 무효한 계엄령에서 알 수 있듯, 의료농단도 원천적으로 부당하다”고 호소했다.
이날 규탄 집회에서 마이크를 잡은 한 사직 전공의는 비상계엄이 선포된 3일 12시간 진통 끝에 아이를 출산했는데 회복실에서 계엄 선포 사실을 알고 공포에 휩싸였다고 했다. 그는 “무섭고 혼란스러웠다. 남편이 이 집회에 참여한다고 했을 때 ‘혹시 무슨 일이 생기면 어떻게 하느냐. 이번엔 참아달라’고 했다”며 “어떤 부모가 될지 고민하다 부끄럽지 않은 엄마이고 싶어 용기를 내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의료계는 계엄 포고령을 통해 전공의 등을 ‘처단’ 대상으로 명시한 정부와는 어떤 대화도 할 수 없다고 했다. 전국의과대학 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전공의와 의사를 사회구성원이 아니라, 반역자이며 처단의 대상이라는 인식은 이 정권의 실체를 여실히 보여준다”며 “내란 관여자의 지시로 행해지는 정부의 모든 정책에 대한 참여와 자문은 단호히 거부한다”고 밝혔다.
지난 11월 24일 열린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야·의·정 협의체 3차 회의 모습.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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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병원협회(병협)에 이어 대한중소병원협회(중소병협), 국립대학병원협회 등 의개특위에 포함된 3개 의사단체가 모두 참여 중단을 결정하면서 의료계와 정부의 대화는 멈췄다.
올해 4월 의개특위 구성 당시 의협과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대한의학회 등 주요 의사 단체가 참여를 거부하면서 ‘반쪽짜리 위원회’라는 지적이 있었는데, 의사 단체들이 모두 빠지면서 특위 논의 실효성에 대한 비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의개특위에 참여하고 있는 공급자 단체인 대한치과의사협회·대한약사회·대한간호협회, 수요자단체인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등도 특위 운영에 우려를 나타내며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앞서 국민의힘이 주도한 여·의·정 협의체가 출범 3주 만에 좌초된 데 이어 의개특위마저 가용 불능 상태가 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비급여와 실손보험 개선 방안 등을 담은 의료개혁 2차 실행방안을 예정대로 이달 말에 발표할 수 있을지도 불확실해졌다는 관측이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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