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도착... 러, 망명 허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이 올해 7월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만나 악수를 하는 모습. /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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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반군에 의해 수도 다마스쿠스가 함락되기 직전 이곳을 탈출한 것으로 알려진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러시아 모스크바에 도착했다고 8일 현지 관영 매체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몰락한 독재자가 갈 곳은 결국 자신을 후원해 준 권위주의 정권밖에 없던 셈이다.
타스와 스푸트니크 통신은 이날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 소식통을 인용해 “알아사드 대통령과 그 가족이 모스크바에 도착했다”며 “러시아는 인도주의적 고려에 따라 이들에게 망명을 허가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또 “러시아는 항상 시리아 사태의 정치적 해결을 지지해 왔다”며 “러시아 관리들이 현재 시리아 영토 내 러시아 군사 기지와 외교 공관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시리아 무장 단체들과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앞서 “다마스쿠스가 시리아 반군에 함락됐다는 보도가 나온 무렵, 이곳 공항에서 항공기 한 대가 이륙했다”며 “여기에 아사드 대통령이 탑승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 항공기는 러시아 해군기지가 있는 시리아 중서부 타르투스를 향해 날다 갑자기 신호가 사라져 추락 가능성이 제기됐다.
러시아는 2015년부터 알아사드 정권 편을 들어 시리아 내전에 군사 개입을 해왔다. 이 과정에서 알레포 등 주요 반군 거점에 무차별 폭격을 가해 수만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 동시에 시리아에 러시아의 육·해·공군 기지를 세우고 시리아를 러시아의 중동 개입을 위한 지렛대로 삼아왔다.
러시아는 시리아를 통한 중동 지역 영향력 확대를 “러시아가 국제무대에 강대국으로 복귀한 증거”라고 자랑해왔다. 미국 정부가 운영하는 자유유럽방송은 “그러나 알아사드 정권이 붕괴하면서 러시아의 야망이 타격을 입게 됐다”며 “러시아 입장에선 상당한 타격”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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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정철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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