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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시리아 아사드 정권 총리 “권력 이양”…반군, 과도정부 구성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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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지난 9일 이슬람주의 반군이 전격적인 공세를 통해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를 점령했다고 선언한 뒤 주민들이 축하하고 있다. 다마스쿠스/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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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군의 공세로 축출된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의 총리가 수도 함락 하루 만에 반군 쪽에 권력을 이양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반군은 주축 세력인 하이아트 타흐리르 알샴(HTS·이하 하이아트)의 행정부격 조직인 시리아구원정부(SSG)를 중심으로 과도정부 구성에 나섰다. 미국은 하이아트를 테러단체에서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축출된 아사드 정권의 무함마드 가지 잘랄리 총리는 9일(현지시각)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알아라비아 방송과 인터뷰에서 시리아구원정부에 권력을 넘겨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리아구원정부는 아사드 정권을 붕괴시킨 반군의 주축 세력인 하이아트의 행정부격 조직이다. 2017년에 설립된 이후 하이아트의 근거지인 시리아 북서부 이들리브에서 과세와 사법, 안보 등 업무를 수행하며 사실상의 정부 역할을 했다. 하이아트도 이날 성명을 내고 구원정부 수장인 모하메드 바시르가 권력 이양을 논의하기 위해 잘랄리 총리를 만났다고 밝혔다. 알자지라와 아에프페(AFP) 통신은 반군 소식통을 인용해 바시르가 과도정부를 이끌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은 하이아트를 테러단체에서 해제하는 방안을 두고 고심 중이다. 하이아트는 과거 알카에다 지부로 시작된 지하디즘 세력이다. 미국은 하이아트 지도자 아부 무함마드 골라니 에게 1000만 달러의 현상금도 걸어 놓고 있다. 한 미국 관리는 폴리티코에 “하이아트를 테러조직 명단에서 제외할 수 있을지, 그 방법과 시점은 무엇일지에 대한 논의가 치열하게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매슈 밀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하이아트가 포용과 앞으로의 정치적 과정에 대해 올바른 말을 하는 것을 들었지만 궁극적으로 우리의 정책 대응은 그들이 취하는 행동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연합(EU)도 비슷한 입장이다. 유럽연합 대변인 아누아르 엘 아누니는 “하이아트가 더 많은 책임을 지게 됨에 따라, 우리는 그들의 말뿐만 아니라 행동도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력 이양이 이뤄진다 해도 단시간 내에 시리아가 안정을 되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아사드 정권 몰락 이후에도 여전히 여러 세력이 시리아의 각 지역을 통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도 다마스쿠스에는 반군 주축 세력인 이슬람주의 조직 하이아트, 남부의 반정부 민병대 연합으로 결성된 남부 작전실, 미국 지원을 받으며 시리아-요르단-이라크 3개국 접경 지역을 오랫동안 통제해온 온건 반군 시리아 자유군이 있다. 수도에서 더 떨어진 북부와 동부 지역에는 두 개 세력이 경쟁하고 있다. 그 중 하나인 시리아민주군(SDF)은 주요 구성원이 쿠르드계 전사들로 이루어진 인민수호대(YPG)이며, 튀르키예는 인민수호대를 테러단체인 쿠르드노동자당(PKK)의 시리아 지부로 본다. 반면 미국은 쿠르드노동자당과 시리아민주군과의 관련성을 부인한다. 다른 하나는 그들의 숙적 시리아민족군(SNA)이다. 미국은 시리아민주군을, 튀르키예는 시리아민족군을 지원한다.



다민족 다종교 국가라는 점도 관건이다. 시리아 인구의 약 70%는 수니파 아랍인이고, 나머지는 드루즈파, 기독교인, 시아파의 분파인 알라위파로 구성된다. 대다수가 아랍인이지만 쿠르드족, 투르크멘족 소수 민족도 있다. 이 때문에 지난 일주일 동안 시리아의 민족 및 종파 공동체 지도자들은 전국 여러 도시에서 모여 협력할 것을 다짐했다. 특히 반군 주축인 하이아트는 기독교인·시아파 등 소수집단에게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디애틀랜틱은 “성공 여부는 두 가지 요인에 달려 있다. 첫째, 아사드에 반대하는 다양한 세력이 협력할 수 있는 능력, 둘째, 주로 튀르키예를 비롯한 인접 국가들이 그 결과를 수용하려는 의지다”라고 전망했다.



김원철 기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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