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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 (목)

해상풍력 4배 늘리는 영국… 韓 기업에 잇단 러브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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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최초로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법제화한 영국이 무탄소 전원인 해상풍력 발전 규모를 대폭 늘리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도 발 빠르게 사업 기회 확보에 나서고 있다. 기업들은 영국에 직접 생산 공장을 짓거나 설립을 검토하고 있고, 현지 해상풍력 프로젝트 확대에 따라 관련 수주도 확대되고 있다.

11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출범한 영국 노동당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해상풍력 발전 규모를 현시점 대비 4배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기준 영국의 해상풍력 발전 용량은 14.7기가와트(GW)로 전 세계에서 중국(36.8GW)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영국 정부는 매년 7GW 수준의 해상풍력 발전 용량을 추가로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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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아윈드가 모노파일을 납품하는 영국 대규모 해상풍력발전 사업 ‘혼시(Hornsea) 프로젝트 구역 전경. / 세아제강지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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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부는 정책 이행을 위해 청정에너지 공공투자 기업 ‘그레이트브리티시에너지(GB에너지)’를 설립할 예정이다. 정부는 GB에너지에 향후 5년간 83억파운드(약 15조1900억원)를 지원하며, 재원은 화석연료 기업으로부터 걷은 횡재세(초과이윤세)로 충당할 계획이다. 영국은 2022년부터 에너지 이익 부담금을 명목으로 관련 기업에 횡재세 35%를 추가로 부과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도 개화하는 영국 해상풍력 시장에 맞춰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세아제강지주는 지난 2021년 영국에 해상풍력 관련 자회사 세아윈드를 설립한 뒤 4000억원을 들여 영국 북동부 티스사이드 지역에 연산 24만톤(t) 규모의 모노파일 공장을 짓고 있다. 모노파일은 대형 후판(두꺼운 철판)을 용접해 만든 원통형 구조물로, 해수면 아래 지반에 설치해 해상풍력발전기를 고정하는 역할을 한다.

세아윈드는 올해 말까지 공장을 완공하고 내년 상반기 상업 생산에 돌입할 예정인데, 이미 3년치 수주도 확보했다. 세아윈드는 지난 2021년 덴마크 국영 에너지기업인 오스테드(Ørsted)가 영국에서 추진하는 대규모 해상풍력발전 사업인 혼시(Hornsea) 프로젝트 3구역에 3억6400만파운드(약 6600억원) 규모의 모노파일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지난해 말 세계 최대 해상풍력발전 프로젝트 ‘노퍽 뱅가드’에 9억파운드(약 1조6400억원) 규모의 모노파일을 공급하는 계약도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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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아윈드가 영국 티스사이드 지역에 건설하고 있는 해상풍력 모노파일 제조 공장. / 구글 지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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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선업계도 영국에서 사업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 LS전선은 지난 2022년 영국 북해 뱅가드 풍력단지에 4000억원 규모 초고압직류송전(HVDC) 케이블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국내 전선업체가 지금까지 유럽에서 수주한 금액 가운데 최고치다.

LS전선의 자회사 LS에코에너지는 영국 현지 생산을 위한 공장 부지 확보에도 나섰다. LS에코에너지는 영국 에너지 분야 투자사 글로벌인터커넥션그룹(GIG)과 올해 5월 HVDC 합작공장 설립을 위한 계약을 맺고 영국 북동부 타인항으로부터 부지 임대를 위한 우선협상권을 확보한 뒤 임대 조건 등을 두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전력기기 업체들도 현지 수주를 늘리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올해 5월 영국 전력회사 내셔널그리드와 821억원 규모 초고압변압기 9대 공급 계약을 맺었고, 효성중공업은 지난달 영국 내 풍력발전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덴마크의 오스테드와 400㎸ 초고압변압기 등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LS일렉트릭(LS ELECTRIC)은 영국 내 에너지 저장 장치(ESS) 발전소 사업에 직접 진출하며 두 곳의 발전소 EPC(설계·조달·시공) 및 엔지니어링, 후속 지원 사업 등을 수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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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일렉트릭이 영국 남부 보틀리 지역에 건설한 ESS 발전소 전경. / LS일렉트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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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한국대사관은 국내 기업들의 영국 진출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대사관은 지난해 7월 ‘한-영 해상 풍력 비즈니스 대화’를 기획해 세계적인 해상풍력 개발사들의 구매 책임자와 영국 정부 인사를 우리 기업에 소개하기도 했다.

김기환 주영한국대사관 상무관은 “영국은 과감한 청정에너지 전환을 통해 탄소중립과 경제성장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는 전략을 채택한 만큼 우리 에너지 기업에도 큰 기회가 될 것”이라며 “기업들은 유럽 최대 재생에너지 시장인 영국을 기반으로 유럽 전체로 확장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하고, 선진국 시장에서 기술력을 입증할 기회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훤 기자(hw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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