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서울 강남구 업비트 라운지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돼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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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트레이드’에 힘입어 치솟았던 가상자산이 최근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급상승에 따른 차익실현과 동시에 ‘양자컴퓨터’의 상용화 가능성이 커진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현지시간) 미국 가상자산거래소 코인베이스에서 비트코인의 개당 가격은 장중 24시간 전보다 2.37% 하락한 9만4282.15달러(약 1억35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5일 처음으로 10만 달러를 돌파한 비트코인은 이후 10만 달러 선에서 등락을 거듭해왔으나 최근 들어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전날 뉴욕 증시에서 비트코인을 추종하는 대표적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는 5.31% 급락 마감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 8월 5일 ‘블랙먼데이’ 이후 최대 낙폭이다.
비트코인을 제외한 나머지 가상자산을 뜻하는 ‘알트코인’은 더 큰 폭으로 출렁이고 있다. 같은 날 이더리움과 솔라나 등은 7% 넘게 급락했고, 국내 투자자들의 거래 비중이 높은 리플, 도지코인은 장중 두자리 수 넘게 하락하기도 했다.
가상자산이 급락세를 보인 것은 10만달러 돌파를 기점으로 차익실현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구글의 양자컴퓨팅 칩이 발표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시장은 트럼프 2기의 가상자산 규제 완화와 친 가상자산 인사 선임을 반영하며 들썩였으나 이제는 마무리가 된 상황이다. 지난 4일(현지시간) 차기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 인선까지 완료되면서 투자자들은 가파르게 오른 가상자산의 차익실현에 대거 나서고 있다.
이 가운데 9일 발표된 구글의 초고성능 양자컴퓨터 ‘윌로우’는 가상자산에 위기감을 불러넣고 있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구글 양자컴퓨터 실험 소식으로 시장에서 의구심과 불확실성이 일부 작용했을 수 있다”며 “앞으로도 (의구심이)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양자 현상을 이용하는 양자컴퓨터는 연산능력이 매우 뛰어나 가상자산의 ‘천적’으로 불려왔다. 가상자산의 기반인 ‘암호화’를 풀어낼 수 있어 가상자산의 존재 자체를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구글이 양자컴퓨터 상용화에 성공한다면 가상자산의 입지는 크게 줄어들 수 있다.
다만, 양자컴퓨터가 개발되더라도 실제 가상자산이 붕괴하지는 않을 것이란 반론도 많다. 이미 이더리움 공동 창립자 비탈릭 부텔린 등이 양자컴퓨터 기술에 저항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는데다, 현재 수준으론 암호화를 깨기 어렵다는 것이다. 기술 전문가 시네마드 프로듀서는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데스크에 “구글 윌로우는 105개의 큐비트를 가지고 있는데, 이는 양자 실험에서는 몰라도 비트코인의 암호화를 깨기에는 한참 부족하다”고 말했다.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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