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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 (목)

짙어지는 내란혐의, 악화하는 민심에 여당서도 탄핵 찬성 움직임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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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섭 의원까지 현재 5명 찬성 입장

탄핵소추 통과 위해선 8명 이탈 필요

경향신문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에 찬성하겠다고 밝힌후 자리를 떠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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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첫 탄핵소추안 표결에 집단 불참했던 국민의힘 의원 다수가 오는 14일 두번째 탄핵소추안 표결에는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재섭 의원이 11일 국민의힘에서 5번째로 탄핵 찬성 의사를 밝혔다. 한동훈 대표는 정국안정 태스크포스(TF)를 통해 마련한 ‘내년 2·3월 퇴진’ 방안이 윤 대통령에게 거절당하면서 부득이하게 탄핵 찬성으로 선회할 뜻을 주변에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럴 경우 친한계 의원들이 탄핵 찬성에 서며 탄핵안 가결 가능성이 높아진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 가장 질서 있는 퇴진은 탄핵”이라며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탄핵에 찬성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은 하야를 거부하고 있다”며 “헌법적 공백을 초래하고, 민심이 수용하지 않고, 대통령의 선의에 기대야 하는 하야 주장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재섭 의원을 포함해 국민의힘에서 윤 대통령 탄핵에 찬성 입장을 밝힌 의원은 5명으로 늘어났다. 김예지·안철수 의원은 7일 첫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서 찬성표를 찍었다. 첫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졌던 김상욱 의원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탄핵에 찬성하겠다고 밝혔다. 조경태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즉각적인 사퇴를 하지 않으면 저희들은 결국 탄핵의 길을 선택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며 탄핵 찬성 의사를 밝혔다. 탄핵소추안 가결에는 국민의힘에서 8명의 이탈표가 필요해 가결까지 3표가 남았다.

한 대표는 이날 내년 2월이나 3월에 대통령이 퇴진하는 방안을 당에서 결정해도 윤 대통령이 수용하지 않을 것임을 확인한 후 오는 12일 탄핵안 찬성 의사를 밝힐 것을 검토하고 있다. 한 친한계 핵심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질서 있는 퇴진이 거부된 후 방법은 탄핵밖에 남지 않았다”며 “내일 원내대표 선거를 앞두고 불필요한 논란을 만들지 않기 위해 발표 시기를 그 후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친한계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는 탄핵이 아니면 큰 문제가 생기지 않겠나”라며 “한 대표도 더 이상 피할 수 없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했다.

한 대표가 탄핵 찬성을 공식화하면 친한계 의원 20여명 중 다수가 이를 따라 찬성표로 쏠려 탄핵소추안이 가결될 가능성이 커진다. 정성국 의원은 “당대표의 뜻에 영향을 받는 분들이 있지 않을까”라며 “하루 이틀 정도 지나면 조금 윤곽이 나올 수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원외에서도 친한동훈(친한)계를 중심으로 탄핵 찬성 목소리가 나왔다.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채널A 유튜브에서 “용산에서 하야보다는 탄핵이 낫다고 하는데 지금 하야를 거론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겠느냐”라며 “의원들에게 (탄핵 찬성에 따른) 부담이 덜어지는 측면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친한계 박상수 대변인은 김재섭 의원을 향해 “너가 후배로서 자랑스러웠다. 오늘도 그렇다. 우리 같이 바다를 넘어보자”라며 탄핵 찬성에 동조했다. 송영훈 대변인도 “대통령실이 현실을 고려한 질서 있는 조기 퇴진마저 사실상 거부한 만큼 이러한 노력들은 이제 무의미해 보인다”며 “‘트라우마’에 영영 갇혀있을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벗어나겠다는 용기가 우리를 되살릴 것”이라며 탄핵 찬성을 시사했다.

오는 14일 두 번째 탄핵소추안 표결에 참여하겠다고 밝힌 의원 수도 하나둘씩 늘어났다. 한 대표도 이번 표결엔 참여해야 한다고 주변에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고동진·김소희·배현진·박정훈·진종오·유용원 의원이 이날까지 표결 참여 의사를 밝혔다. 국민의힘에서 지난 4일 윤 대통령 비상계엄 해제를 의결한 의원 18명과 전날 내란 상설특검에 찬성한 22명이 탄핵 표결과 찬성에 추가로 동참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김상욱 의원은 국회에서 ‘탄핵 찬성 여당 의원이 10여명 되느냐’는 질문에 “명시적으로 의사를 표시하지 못하는 분들까지 포함한다면 10명 전후”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내에서 탄핵소추안 표결 참여와 찬성으로 기류가 바뀐 건 전날 법원에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구속영장이 발부되고 이날 새벽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이 긴급체포되는 등 수사에 속도가 붙은 게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곽종근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전날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윤 대통령으로부터 “(국회를) 부수고 들어가 의원들을 끄집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폭로하는 등 시간이 흐를수록 윤 대통령의 내란 혐의도 구체화되고 있다. 윤 대통령의 강제수사도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탄핵 반대 당론을 택한 국민의힘을 향한 민심도 날로 악화하는 상황이다.

오는 12일 예정된 원내대표 선거가 14일 투표 결과를 미리 가늠케 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친한계는 친윤석열(친윤)계와 거리가 있는 중립 성향 김태호 의원을 원내대표로 밀고 있다. 김태호 의원은 “당론을 통해 자유 의지를 갖고 투표할 수 있는 방향으로 결정될 것 같다”며 원내대표로 당선되면 탄핵소추안 표결 불참이 아닌 자유 투표로 당론이 바뀔 가능성을 드러냈다. 반면 친윤계에서 원내대표로 출마한 권성동 의원은 “아직까지는 탄핵 반대가 당론”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김태호 의원이 원내대표로 당선되면 국민의힘의 탄핵소추안 표결 참여와 찬성 가능성이 높아지고, 권 의원이 선출되면 탄핵 반대 당론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경향신문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이철규 의원에게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조 의원은 해당 텔레그램 메시지에 대해 오는 14일 윤석열 대통령 두번째 탄핵소추안 표결 참여 여부를 취합 정리한 것이란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데일리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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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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