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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 (목)

인니 강타한 'K-푸드'…수출 2·3위 '음료·라면', 1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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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홀린 한류]④K-푸드 수출 3.6% 증가…1위는 커피조제품

까다로운 '할랄인증'이 과제…수입 전 제품에 인증표시 의무화 추진

"한국에서 왔나요? 이건 신라면 보다 더 매운 맛이에요. 해물 맛은 짭짤한 새우깡 맛이라고 생각하면 돼요"
(자카르타=뉴스1) 나혜윤 기자 = 자카르타의 한 슈퍼마켓 점원 프리야(23)는 인도네시아 대표 과자인 크루푹(Kerupuk)을 구매하려는 기자에게 선뜻 먼저 다가와 제품을 추천했다. 과자를 들고 뭘 사야 할까 싶어 추가 질문을 던지자, 다른 코너에 있던 직원들도 삼삼오오 모여 의견을 냈다. 몇 마디 짧은 대화가 오가자 이번엔 되레 기자에게 질문 공세가 잇따랐다.

"무슨 라면이 맛있어요?" "커피 종류가 정말 많은가요?" "좋아하는 과자 좀 추천해 주세요".

K-컬처에 대한 높은 관심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한국과 정반대인 적도 아래에 위치한 먼 나라였지만, 거리감이 확 좁혀졌다. 간식거리를 구매하는 짧은 시간 동안 한류 열풍을 직접 체감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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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 롯데마트에서 판매 중인 한국산 과일들. 과일 가격 옆에 태극기가 붙여져 있다. ⓒNews1 나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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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달한 믹스커피 맛에 빠진 인니…커피조제품이 수출 1위 등극

한류의 영향력이 K-콘텐츠를 넘어 K-푸드로까지 확장되면서, 신흥 아시아 시장인 인도네시아에서도 현지인들의 높은 관심을 토대로 한식 시장이 확대되는 추세다. 인니 현지인들의 대다수가 한국 드라마·영화에서 한식을 접하면서, K-푸드의 인지도와 선호도는 높은 편이다. 특히 젊은 층들 사이에서는 한식이 대중음식으로까지 자리 잡은 만큼 소비도 활발하다.

최근 인도네시아 수출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와 올해(1~10월) 수출 효자 품목 상위 5개는 △커피조제품 △음료 △라면 △과자류 △딸기 등이었다. 커피조제품은 4945만 5000달러, 음료 2120만 5000달러, 라면 999만 1000달러, 과자류 543만 2000달러, 딸기 298만 4000달러로 집계됐다. 전체적인 실적을 보면 올해만 인도네시아에 K-푸드를 2억 156만 5000달러어치 상품을 수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보면 3.6%가 늘어난 셈이다.

전년 동기 대비 수출 및 수출액이 늘어난 품목은 라면이 3만 7000달러 늘었고, 딸기와 음료는 각각 3만 1000달러, 1만 3000달러가 늘어났다. 물량으로 보면 딸기 42%, 라면 33%, 음료 12% 가량 증가했다.

수출 상위 5개 제품 중 1위는 커피조제품이다. 종교적 이유로 술보다 커피를 많이 마시는 인도네시아에서 한국의 '프림'은 커피의 쓴맛, 떫은 맛을 완화해주는 부드러운 맛으로 유명하다. 특히 원두와 프림, 설탕이 적절히 배합된 '믹스커피'는 "환상의 맛"이라는 극찬을 받으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승훈 aT 자카르타 지사장은 "인니로 들어온 커피 프림은 과자류나 버블티에도 들어간다"면서 "커피의 나라이지만 한국의 인스턴트 커피가 거의 다 들어와 있다고 보면 될 정도로 소비자에게 인기가 높다"고 설명했다.

올해 들어 수출이 33.4% 늘어난 한국 라면의 인기 역시 상당하다. 세계 라면 소비량 2위 국가인 인니에서 한국 라면의 존재감은 대형마트에서도 나타난다. 자카르타 북부의 롯데마트에서는 매장 한가운데 '라면전용관(Noodle Zone)'을 통해 한국 라면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 인니가 한국산 라면에 대한 제조업체의 시험·검사성적서 제출 의무를 해제하는 등 수출 규제를 완화하면서 K-라면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적도에 위치한 인니의 기후로 인해 재배가 어려운 사과, 딸기 같은 과일도 인기다. 자카르타의 롯데마트에서는 과일팩 가격 옆에 태극기를 붙여놨다. '한국산'이란 표식인 셈이다. 인니에서 인기 있는 딸기 품종은 설향과 매향이다. 최근 들어서는 한 팩(15알)에 42만 루피아(약 3만 8000여원) 정도 하는 고품질 딸기도 인니에서 수입 중이다. 한국산에 대한 높은 관심을 활용한 '프리미엄화' 수출 전략이라는 게 이 지사장의 설명이다.

과일 치고 다소 비싼 가격이지만 한국 드라마 등에 자주 등장하는 만큼, 인니 현지인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현지에서 만난 스피넬라(32)는 "여기선 먹어볼 수 없었던 딸기나 복숭아 등 한국 과일을 좋아한다"면서 "가격이 비싼 편이라 친구들과 돈을 모아 나눠 먹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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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에서 판매 중인 한국산 사과즙. 할랄 인증을 받았다는 표식이 인쇄되어 있다. ⓒNews1 나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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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다로운 할랄인증 절차 26년부터 의무화…상호인증 체계 만든다

한식 시장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 최대의 무슬림이 거주하고 있는 인니의 특성상 까다로운 할랄 인증 절차는 K푸드가 넘어야 할 숙제다. 아랍어로 '허용된'이라는 뜻의 할랄은 이슬람교도들이 먹을 수 있도록 허용된 음식이라는 뜻이다. 알코올이나 돼지고기 성분이 포함돼서는 안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인니 정부가 2026년부터 모든 수입 식품 등에 할랄 인증 표시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 업체들도 지속적인 매출 신장에 대한 고민이 깊다. 우선 농림축산식품부는 인니 정부 측과 협약을 통해 상호인증 체계를 만들 계획이다.

실제 지난 11월 개최된 '자카르타 인터푸드박람회'에서 이슬람 소비자들은 할랄인증을 보유한 떡볶이 등 가정간편식과 음료 등의 식품에 관심이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aT 관계자는 "현지인들이 떡볶이, 즉석비빔밥 등에 관심이 높아 수출 상담이 다수 진행됐다"면서 "제품에 대한 할랄인증 후에는 수출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freshness41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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