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력 충돌 없는 시위 처음 봐"
"선결제는커녕 좀도둑만 득실"
"인근 카페 정상영업 신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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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도 한국의 비상계엄 사태를 비중 있게 보도하면서 연일 도심을 가득 채우고 있는 촛불집회에 외국인들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 11일 저녁 서울 여의도 국회 일대에서 열린 촛불집회 현장에선 곳곳에서 심심찮게 외국어가 들렸다. 이들은 입을 모아 “역사적인 순간을 두 눈으로 직접 목격하기 위해 현장에 들렀다”며 집회 현장의 질서정연한 모습에 감탄했다.
여의도 글래드호텔 앞에서 만난 베트남계 미국인 숀 옹(가명·23) 씨는 “미국에서 2020년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시위가 한창일 때 일부 지역은 시위대들이 완전히 점거해 경찰도 진입하지 못할 정도로 혼란스러웠다”며 “이처럼 무력 충돌이 아예 없는 시위는 처음 본다. 개인 자유보다는 사회 질서를 우선시하는 한국적 가치관이 반영된 결과 같다”고 평가했다.
3살 때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셀리나 김(23) 씨도 “대학 재학 당시 시위가 잦았는데, 그 때마다 온 캠퍼스가 아수라장이 돼 외출을 할 수가 없어 점심을 강제로 굶었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집회 참가자들을 위해 여의도 인근 카페·식당에 수백만원어치를 미리 결제해두는 ‘선결제 릴레이’가 확산되고 있다는 소식을 듣자 “(오히려) 미국에선 시위가 있을 때마다 노숙자 등이 혼란한 틈을 타 편의점과 식당을 터는 일이 비일비재했다”며 놀란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국회의사당역 인근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만난 중국계 미국인 록 지아(25)씨도 티라미수 케이크를 먹으면서 “집회 인근 카페들이 이렇게 멀쩡하게 영업하고 있는 게 너무 신기하다”며 “미국이었으면 죄다 아수라장이 됐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케이팝과 민중가요를 떼창하는 시위 문화에 대해서도 “미국에서는 다함께 구호를 외치는 정도가 전부”라며 “이렇게 쉽게 단합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공교롭게도 계엄 선포 당일 한국에 입국했다는 미국인 톰(23) 씨도 “처음에는 가족들이 걱정을 많이 했는데 막상 시위에 와 보니까 너무 평화로워서 감동받았다”며 “미국에서는 이런 시위를 상상조차 할 수 없다”고 거들었다.
정다은 기자 down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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