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마일리지는 대한항공이 더 높아
국회입법조사처 "마일리지 비율 1대 0.9"
4년간의 기업결합심사 끝에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마무리된 가운데 마일리지가 주목받고 있다. 항공사는 운행 거리에 비례해 항공권 구입 등에 쓸 수 있는 마일리지를 제공하는데, 시장에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가치가 다르게 평가되고 있다.
조만간 마일리지 통합방안을 내야하는 대한항공은 고민에 빠졌다. 시장 가치를 반영하자니 아시아나항공 고객의 반발이 예상되고, 반대 경우는 대한항공 고객이 역차별을 받게 된다. '항공 빅딜'과 맞물린 마일리지를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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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보다 비싼 대한항공 마일리지
2022년 공정거래위원회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을 조건부로 승인하면서, 향후 기업결합이 완료되면 6개월 내 마일리지 통합방안을 제출하라고 시정조치했다. 최근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마무리되면서 내년 6월에는 통합방안이 나오게 됐다.
마일리지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운항 거리에 따라 적립되는 마일리지와 신용카드를 쓸 때 적립되는 마일리지다. 업계 관계자는 "신용카드 사용횟수나 결제규모 등을 보면 비행기 탑승횟수와 비행거리에 비해 많은 상황"이라며 "신용카드로 쌓이는 마일리지 규모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우선 운항 거리 마일리지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가치에 차이가 거의 없다. 마일리지가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정한 두 도시간 직항거리(TPM)를 기준으로 쌓이기 때문이다.
일례로 일반석 편도 기준 인천과 뉴욕 구간의 마일리지는 대한항공 6879마일, 아시아나항공 6880마일이다. 인천과 런던은 대한한공 5646마일, 아시아나항공 5651마일이다. 김포와 제주 노선은 두 항공사의 마일리지가 276마일로 같다. 마일리지 유효기간도 10년으로 동일하다.
문제는 신용카드 사용에 따라 제공되는 마일리지다. 신용카드 회사는 결제금액 규모에 따라 마일리지를 제공하는데, 대한항공의 마일리지가 아시아나항공보다 더 가치가 높게 평가받고 있다.
마일리지가 적립되는 신용카드의 사업 모델을 보면 우선 카드사는 항공사로부터 마일리지를 구입한다. 이 마일리지를 고객의 카드 사용에 따라 적립해해주면, 고객은 이 마일리지로 탑승권을 구입하게 된다. 카드회사가 고객을 모으는 데 필요한 모객비용 중 일부를 마일리지 구입에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카드사가 항공사로부터 얼마에 마일리지를 사는지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카드사가 아시아나항공보다 대한항공 마일리지의 가치를 더 높은 가격에 사고 있는 것은 결제금액 당 적립률을 보면 유추할 수 있다.
한 카드사의 신용카드를 보면 1000원 결제마다 대한항공 1마일리지를, 아시아나항공은 1.5마일리지를 각각 적립해준다. 연회비 등 가입조건에 따라 다르지만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보다 마일리지 가치가 더 높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합리적 조정? 대승적 결정?
대한항공은 고민 중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가치를 1대1로 동일하게 볼지, 카드사가 구입하는 마일리지 가격을 반영한 통합방안을 내놓을지를 두고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가치를 동일하게 보면,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 이용자 입장에선 이득을 보게 된다.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로 대한항공을 탈 수 있어서다. 하지만 신용카드로 대한항공 마일리지를 모은 고객 입장에선 역차별을 받게 된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지난 9일 낸 '통합항공사 출범 이후 항공산업 경쟁력 확보 및 소비자 보호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델타 항공과 노스웨스트 항공은 기업결합 이후 마일리지를 1대 1로 통합했다. 미국 정부는 현재 기업결합중인 알래스카 항공과 하와이안 항공의 마일리지 비율도 1대 1로 전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통합 비율은 국제 선례, 가격·서비스 격차, 마일리지 활용 기회의 확장 가능성, 항공 동맹 등을 고려해 합리적인 수준에서 결정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합리적인 수준의 예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마일리지 비율을 1대 0.9로 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장 가치를 보면 두 항공사의 마일리지에 가중치를 두고 조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면서도 "대한항공이 대승적인 차원에서 1대 1로 교환비율을 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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