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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3 (금)

한강 "글 쓰고 읽고 듣는 과정이 희망의 증거···일상 돌아가 '신작' 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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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벨주간' 소회 밝힌 한강

노벨상 '나의 좌표' 파악한 계기

첫 독자에겐 '소년이 온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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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태까지도 늘 써왔는데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로) 글을 쓰는 게 어려워질 이유는 없다고 생각돼서 계속 쓰던대로 쓰려고 합니다.”

2024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며 축제를 마친 소설가 한강이 11일(현지 시간) 오후 스웨덴 스톡홀름의 출판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후속 작품을 통해 독자를 만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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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간담회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난 한강은 노벨 주간 초반과 달리 한결 편안한 모습이었다. 그는 노벨문학상 수상의 의미를 두고 “(노벨문학상 수상자) 강연문을 쓰면서 제 과거를 많이 돌아보게 됐다”며 내가 어디쯤 있고 어디서 출발해 여기까지 왔는지 ‘나의 좌표’를 파악하게 된 계기라고 설명했다.

한강은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지자체나 기관 등에서 다양한 기념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를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만약 어떤 의미를, 공간에 만들어서 사람들에게 닿기를 원한다면 그건 굉장히 가시적인 방법”이라며 “정말 중요한 건 책 속에 열심히 써놨으니, 그걸 읽는 게 가장 본질적인 것 같다. 그 외에 바라는 점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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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의 소설 집필 계획으로는 ‘눈의 3부작’ 마지막 편을 언급했다. 그는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3부작이 있는데, 그 마지막으로 쓰기 시작했던 글이 결도 달라지고 분량도 길어져 장편 '작별하지 않는다'가 됐다”며 “3부작을 마무리하는 소설을 이번 겨울까지 쓰려했는데 (노벨상 수상으로) 준비할 일이 많아 늦춰졌다”고 설명했다. 눈의 3부작은 2015년 황순원문학상을 받은 ‘눈 한 송이가 녹는 동안’과 2018년 김유정문학상 수상작인 ‘작별’에 이어 내년 초 독자들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3부작이 끝나고 독자들이 만날 수 있는 작품으로는 장편 소설 ‘흰’과 형식적으로 연결되는 소설과 일찍 세상을 떠난 자신의 언니를 다룬 소설이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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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은 계속 쓸 수 있는 동력을 ‘희망’으로 꼽았다. 그는 “글을 쓰기 시작하는 것 자체가 믿음을 근거로 하는 것”이라며 “그게 아주 미약한 믿음이라고 해도, 꼭 어떤 사회적인 것을 다루지 않는 글이라고 해도, 아주 개인적으로 보이는 글이라고 해도 아주 작은, 최소한의 언어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에 쓰기 시작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가 이렇게 말을 건네고, 글을 쓰고, 읽고, 귀 기울여 듣는 과정 자체가 우리가 가진 희망을 증거하는 것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자신의 작품을 처음 만나는 독자들의 경우 장편 '소년이 온다'를 추천하고 이 책과 연결된 '작별하지 않는다'를 이어서 읽을 것을 추천했다. 아울러 "너무 진한 책보다 조금 성근 책을 원한다면 '흰'이나 '희랍어 시간'을 읽는 게 좋을 것 같다"며 “'채식주의자'는 처음부터 읽기보다 다른 책을 읽은 뒤에 보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강은 12일 현지 왕립극장에서 열리는 대담 행사를 끝으로 '일상'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정혜진 기자 made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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