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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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저커버그 메타 플랫폼 최고경영자(CEO)가 앙숙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취임 기금으로 100만달러(약 14억 3260만원)를 기부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저커버그는 지난달 대선 이후 플로리다 팜비치 마러라고에서 트럼프 당선인과 저녁식사를 가졌는데 이 자리에서 메타가 트럼프의 취임식 모금행사에 기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저커버그가 2017년 트럼프 집권 1기와 2021년 조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 당시 한 푼도 기부하지 않았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당시 만찬에선 저커버그를 비롯해 그의 보좌관들도 백악관 차기 정부 인사들을 만났다고 한다. 마르코 루비오 차기 국무장관 지명자,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 내정자, 빈스 헤일 백악관 국내정책위원회 위원장, 제임스 블레어와 백악관 법률 담당 부실장이 배석했다.
저커버그는 식사 전 트럼프 당선인에게 메타의 ‘레이 밴’(Ray Ban) 스마트 안경을 비공개로 시연하기도 했다. 레이 밴은 스마트폰에 무선으로 연결돼 이동 중에도 사진과 비디오를 쉽게 찍을 수 있고 음성 AI 비서와 대화할 수 있다.
WSJ는 저커버그의 이런 행보에 대해 “메타 CEO가 트럼프 당선인과의 불편했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라고 했다.
저커버그와 트럼프는 수년간 대립각을 세워왔다. 저커버그는 2017년 트럼프가 이민과 난민 입국 심사를 대폭 강화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내놓자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비판했다. 두 사람의 관계는 지난 대선이었던 2020년 더욱 악화됐다. 저커버그는 트럼프 지지자들이 대선 결과에 불복하며 국회의사당에서 폭동을 일으키자, 트럼프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계정을 차단했다.
또한 저커버그는 당시 코로나로 투표소 운영 등에 어려움을 겪는 주(州)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4억 달러(약 5324억원)를 선거 관련 비영리 단체에 기부했다가 공화당 지지자들로부터 원성을 샀다. 민주당 지지 지역에 부당하게 혜택을 줬다는 주장이다. 트럼프 당선인도 지난 7월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를 통해 “내가 당선되면 전에 본 적 없는 수준의 선거 사기꾼들을 찾을 것이며 장기간 감옥으로 보낼 것”이라며 “저커벅스(zuckerbucks) 조심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기부금 사건 이후 정치적 중립을 선언했던 저커버그는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커지자 관계 개선에 공을 들여왔다. 그는 지난 7월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암살 미수 사건 이후 두 차례 전화 통화를 해 그에게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선 이후에는 트럼프 당선인의 재집권을 축하하며, 그와 함께 일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선 기간 기술 거물들이 선거에 영향을 미쳐 자신을 불리하게 만들면 처벌하겠다고 경고했던 트럼프 당선인은 실제 당선되자, 빅테크 최고경영자(CEO)들이 새 행정부를 설득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트럼프와 사이가 좋지 않았던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도 트럼프의 당선 이후 “놀라운 정치적 복귀와 결정적인 승리”라며 그를 축하했다. 베이조스는 지난 4일 뉴욕타임스(NYT)가 주최한 컨퍼런스에서 ”트럼프는 지난 8년 동안 더 성장했고, 더 차분해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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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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