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계엄 '검찰·경찰 조사'로 특전사 등 대북 임무부대 '지휘 공백'
K200A1 장갑차가 지난 8월 경기도 포천 승진훈련장에서 '2024 UFS/TIGER' 일환으로 한미연합 소부대 실사격 기동훈련을 실시하고 있는 모습. / 사진=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북한 등과의 전면전이 발생할 경우 돌격 임무를 담당하는 장갑차 일부가 고장나면서 군사 대비태세에 공백이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12.3 비상계엄 여파로 군 수뇌부 10여명이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군사대비태세까지 구멍이 생긴 셈이다.
12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의 취재를 종합하면 육군 제8기동사단 내 '120㎜ 자주박격포'(비격) 일부가 최근 GPS(위성항법장치) 오류를 비롯해 통신제어기 고장 등으로 운용을 멈췄다. 비격은 120㎜의 구경 박격포를 K200A1 장갑차에 탑재해 자력 주행하는 무기체계다.
비격은 최대 분당 8발, 12㎞ 거리까지 쏠 수 있다. 박격포를 탑재한 만큼 고각 사격에 유리하고 살상 면적이 일반 화포의 포탄보다 넓다. 반자동 장전 방식과 자동화 사격통제장치를 갖춰 유사시 돌격 임무에 쓰인다.
하지만 박격포를 싣는 일부 장갑차에 '잠망경'이 파손되는 등의 문제도 발생했다고 한다. 잠망경은 장갑차 내부에서 안쪽의 모습은 노출하지 않고 바깥쪽을 정찰하는 반사식 망원경을 뜻한다. 목표물을 식별할 수 없으니 장비를 멈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군 관계자는 "최근 120㎜ 자주박격포에 물이 새면서 볼트가 부식되는 등의 문제가 생겼다"면서 "GPS 오류는 물론 통신제어기 고장, 보안모듈 오류 등으로 전투장비 운용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120㎜ 자주박격포는 120㎜의 구경 박격포를 K200A1 장갑차에 탑재해 자력 주행하는 무기체계다. / 사진=뉴시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장갑차와 전투 장비 등에 고장이 빈번하면서 훈련도 차질을 빚고 있다고 한다. 8기동사단은 경기 양주에 본부를 둔 부대로 유사시 돌격전, 조우전 등을 담당한다. 조우전은 전투 대형이 전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전투를 하는 것을 말한다.
전투장비 고장은 물론 현재 군의 지휘체계는 사실상 마비 상태다. 계엄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건의하고 지휘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구속됐고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중장),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중장),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중장) 등이 연이어 검찰과 경찰 등의 조사를 받고 있어서다.
특전사, 방첩사, 수방사 등은 모두 대북 작전을 담당하는 부대다. 또 계엄 사태 이후 병력 이동이나 여단급 이상 대규모 훈련이 이뤄질 경우 '정치적 오해'를 받을 수 있어 훈련도 축소 또는 자제하는 양상이다. 주일석 해병대 사령관(중장)도 지난 7일 백령도·연평도 등 서북도서 일대의 대비태세를 점검할 예정이었으나 계엄 상황을 고려해 이를 취소했다고 한다.
엄효식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총장은 "12.3 비상계엄 관련 국민들은 국내 정치 혼란을 염려하면서 군이 사회적 비난과 관심을 받고 있기 때문에 대북 군사대비태세에 문제가 발생할까 염려하고 있다"며 "이럴 때 일수록 각 부대는 병력 및 장비의 정상적 운용과 출동태세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120㎜ 자주박격포가 최근 부대에 배치됐음에도 불구하고 정상적 기능 발휘가 안 된다는 것은 유사시 전투력 발휘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의미"라면서 "전투장비 점검과 보완 등을 통해 군사대비태세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올해 보급된 최신형 자주박격포의 잠망경 울이 파손된 모습. / 사진=독자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