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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3 (금)

윤석열이 ‘제정신’이 아닌 이유[책과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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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검사의 탄생
검찰연구모임 리셋 지음
윌북|304쪽|1만9800원

윤석열 대통령은 지금 국민에게 ‘이해 불가능의 대상’이다. 국회와 선거관리위원회에 계엄군을 투입하고도 “대통령의 통치 행위”라고 주장한다. 자기합리화와 ‘야당 탓’으로 가득한 12일 대국민 담화는 국민을 다시 한번 분노와 충격에 빠뜨렸다. “제정신인가”라는 탄식이 나온다.

<검사의 탄생>을 보면 윤 대통령이 ‘제정신’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검찰 공화국’ 대한민국에서 검찰 출신이 대통령이 돼 최고 권력을 차지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윤석열 대통령이 보여줬다. “윤석열 대통령의 통치 방식은 검사가 특수 수사를 하는 것과 유사하다” “검찰식 흑백논리, 일방적 결정 구조가 정치 전반을 지배한다” 등 현 사태까지 이르게 된 이유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시행령 통치’로 이미 법치주의를 위배하고 삼권분립을 무시해왔다. 검찰의 수사권을 제한한 ‘검수완박법’이 국회에서 통과되자 정부는 시행령(대통령령)을 만들어 입법 취지와 달리 검사의 수사 대상을 넓혔다. 법을 잘 알기에 법을 우회하는 법도 잘 아는 ‘검사 정부’이기에 가능했다. 대통령의 잦은 거부권 행사도 마찬가지다. 2024년 11월 현재 윤석열 대통령은 총 25번 거부권을 행사했다. 대화와 타협으로 해결해야 할 정치를 대통령의 ‘법적 권한’만 내세워 거부권을 오용했다. ‘검찰 DNA’의 사고체계 안에서 계엄 역시 가능했다. 자신이 가진 가장 강한 패를 사용한 것이다.

법학자(오병두·한상희), 변호사(백민·백승헌·전수진), 시민사회 활동가(이재근), 법조 기자(이춘재·정은주)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8인이 함께 쓴 책이다. 현 사태를 이해하는 핵심 키워드인 ‘검찰’의 문제가 무엇인지, 검찰 개혁이 왜 필요하며 어떻게 번번이 무산돼 ‘검찰 공화국’에 이르게 됐는지를 알기 쉽게 문답식으로 정리했다.

이후 우리 사회가 한 단계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어디에 힘을 모아야 하는지 알고 싶다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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