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세 남성 트래비스 티머먼
알아사드 정권서 억류돼 수감 생활
“위안과 명상 덕분에 더 강해져… 좋은 일이었다”
시리아 반군이 수도 다마스쿠스 교외 지역에서 발견된 미국인 트래비스 티머먼을 돕고 있다. /EPA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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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반군이 독재자 알아사드 정권을 축출하면서 13년의 내전이 종식된 가운데, 7개월 전 유럽에서 실종된 것으로 알려진 미국인이 시리아 감옥 출소자들 무리에서 발견돼 미 전역에 충격을 주고 있다. 미주리주(州) 출신의 29세 남성인 트래비스 티머먼은 12일 NBC 인터뷰에서 “순례를 위해 시리아에 입국한 뒤, 알아사드 정권에 의해 몇 달간 감금돼 있었다”며 “위안과 명상의 시간 덕분에 나는 더 강해졌다”고 했다. 이날 요르단을 찾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티머먼을 귀국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헝가리에서 실종 신고가 접수된 미국인 트래비스 티머먼이 시리아 반군이 알아사드 정권을 축출한 다마스쿠스 교외 지역에서 발견됐다. /X(옛 트위터) |
미주리 당국과 헝가리 경찰은 올해 초 티머먼이란 미국 남성에 대한 실종 신고를 접수했다. 헝가리 수도인 부다페스트 경찰은 5월 28일 “그가 마지막으로 목격된 곳이 교회였고, 알 수 없는 곳으로 떠났다”며 티머먼의 실종 사실을 공지했다. 그의 가족들은 “글을 쓰고 사람들을 돕기 위해 부다페스트로 여행을 갔고, 레바논으로 향하고 있다 말한 뒤 연락이 끊겼다”고 했다. 그런데 실종된 줄 알았던 티머먼이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남쪽 교외 지역에서 발견된 것이다. 수염이 덥수룩한 티머먼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됐는데 그는 올해 초 시리아에 도보로 입국했다가 억류됐다고 한다.
티머먼은 유럽에 있다 다마스쿠스 순례를 위해 시리아를 찾은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언론에 “(시리아에서) 구금되기 전까지 레바논·시리아 국경 주변의 산악 지대에서 사흘을 보냈다”며 “이후 몇 달 동안 교도소에서 수감 생활을 했다”고 했다. 자신의 수감 생활에 대해서는 “음식을 잘 먹고 항상 물을 마실 수 있었지만 화장실에 갈 수 없다는 것이 유일한 어려움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사실 (투옥은) 나에게 좋은 일이었다”며 “위안과 명상의 시간을 가진 덕분에 더 강해졌다”고 했다. 반군은 다마스쿠스를 탈환한 뒤 정치범들이 대거 수감된 감옥 문을 개방한 바 있다.
NBC는 “티머먼이 지난 며칠 동안 맨발로 거리를 배회하고 밖에서 잠을 자고 버려진 집에서 지냈다”며 “그러다 물을 달라고 말한 현지인에게 발견됐고, 이 모습이 소셜미디어에 빠르게 퍼져나가 언론의 관심까지 끌게 됐다”고 했다. 티머먼은 ‘미국 관리들과 연결해 주겠다’는 제안에는 “가족과 연락을 취하려 노력하겠지만 아직은 연락하지 않았고 괜찮다”며 “우선 요르단으로 갈 계획이 있다”고 했다. 미 정부도 티머먼의 소재를 파악했고, 영사의 조력을 받도록 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교외 지역에서 발견된 미국인 트래비스 티머먼. /X(옛 트위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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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김은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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