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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7 (금)

84세 펠로시, 유럽 방문 중 병원 신세… 고령 정치인 수난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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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대리석 계단 내려오다 고관절 골절상”

82세 매코널 원내대표도 이번 주 낙상

83세 샌더스는 “이번 임기가 마지막일 것”

조선일보

낸시 펠로시 전 연방 하원의장.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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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 펠로시(84) 전 연방 하원의장이 유럽 방문 중 부상을 입어 입원했다고 펠로시 전 의장 측이 13일 밝혔다. 펠로시 대변인인 이언 크레이거는 이날 “(2차 대전 격전지인) 벌지 전투 8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의회 대표단과 함께 룩셈부르크를 방문 중이던 펠로시가 공식 교류 행사 중 부상을 당했고 검진을 받기 위해 병원에 입원한 상태”라고 했다. 지난달 5일 하원의원 선거에서 20선(選) 고지에 오른 펠로시는 민주당의 최고 실력자인데 의회의 지도자급 인사가 부상을 당하는 일이 이번 주에만 두 차례 벌어졌다.

크레이거는 이날 “펠로시는 현재 의사와 의료 전문가들로부터 훌륭한 치료를 받고 있다”며 “그녀는 곧 미국으로 돌아가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했다. 구체적인 부상 부위와 상태 등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뉴욕타임스(NYT)는 소식통을 인용해 “펠로시가 대리석 계단을 내려오다 심하게 넘어져 고관절 골절상을 입었다”고 했다. 펠로시는 평소 4인치 하이힐을 즐겨 신어왔다. 워싱턴 정가에선 이번 일을 계기로 고령 정치인에 대한 논란이 재점화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조 바이든(82) 대통령은 올해 대선에서 완주를 고집했지만 공식 석상에서 넘어지고 잇단 말실수가 겹치며 끝내 낙마했다. 바이든보다도 두 살 더 많은 펠로시가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공무 중 입원하며 정작 펠로시 자신도 비슷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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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지난 11일 의회에서 왼쪽 볼에 밴드를 붙인 모습으로 나타났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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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에는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인 미치 매코널(82) 의원이 오찬 도중 넘어져 상처를 입었다. 매코널 측이 “가벼운 상처와 손목 염좌를 입었다”고 했지만, 왼쪽 볼에 밴드를 붙이고 왼쪽 손목에 보호대를 한 매코널의 모습이 정가에 적지 않은 충격을 줬다. 매코널은 지난해 기자회견 도중 30초 동안 갑자기 말을 멈추고 얼음 상태에 빠졌고, 워싱턴의 한 호텔에서 넘어져 입원 치료를 받느라 6주 동안 의회 사무실을 비운 적도 있다. 여기서 촉발된 ‘고령 리스크’ 논란의 불똥이 바이든에게까지 튀었다. 자신이 17년간 재직한 원내대표직은 내려놓을 계획이지만, 2027년까지인 상원 임기(6년)는 모두 채우겠다는 입장이다.

미국 진보 진영의 ‘아이콘’이라 할 수 있는 무소속 버니 샌더스(83) 상원의원은 지난달 버몬트주(州)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89세가 되는 2031년까지 상원의원직을 유지하게 되는 것이다. 그는 최근 ‘이번 임기가 마지막이냐’는 언론 질문에 “나는 올해 83세로 임기가 끝나면 89세”라며 “계산을 해보면 아마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여성 상원의원으로 31년을 재임한 고(故) 다이앤 파인스타인은 90세까지 사퇴하지 않다가 의원 신분으로 지난해 9월 세상을 떴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인구 3억3300만명의 평균 연령은 38.8세로 선진국 중 상대적으로 젊고 기업 총수 대부분은 50대”라며 “그럼에도 정치인들 연령은 평균보다 훨씬 높고, 다른 선진국 정치인들과 달리 점점 더 고령화되고 있다”고 했다.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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