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과 관련해 '투표 불성립'을 선언하고 있다. 국회법상 투표에 참여한 인원이 의결 정족수인 200명에 못 미칠 경우 투표 불성립으로 탄핵안은 자동 폐기된다. 국민의힘은 안철수, 김예지, 김상욱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인원이 투표를 거부하고 퇴장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다음 주(16~20일) 주가지수는 14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대통령 탄핵안 표결 결과를 지켜본 뒤 방향을 저울질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한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과대 낙폭에 따른 저가 매수세 유입이 지속되는 동시에 미국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강보합장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증시는 국내 계엄령 사태가 정점에 달하며 금융시장에 혼란을 초래했으나, 탄핵 국면으로의 진입과 계엄 사태 수습 과정이 가속화되며 안정화 국면으로 전환했다. 일부 여당 의원들이 이번 표결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 기대감은 점차 확대하고 있다. 다만, 정치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된 것이 아닌 만큼 탄핵표결 결과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번주(9~13일) 코스피지수는 전주 대비 66.3p(2.73%) 오른 2494.46에 마감했다. 이 기간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조7681억 원, 3346억 원 순매도했고, 기관은 1조6235억 원 순매수했다. NH투자증권은 주간 코스피 예상밴드로 2400~2550포인트를 제시했다. 대신증권은 2450~2470선 돌파·안착 과정에서 단기 등락이 전개될 가능성을 전망했다.
계엄령 선포 이후 극대화되었던 정치적 불확실성은 어느 정도 완화된 상황에서 기관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순매수세가 유입된 점은 증시의 하단을 지지하고 있다. 여기에 금투세가 폐지되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투심 역시 코스닥 내 중소형주들을 중심으로 회복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인 요소이다. 한편 중국 정부가 내수 진작을 위해 소비 진작책들을 발표할 것으로 기대되는 점도 수혜가 기대되는 화장품, 음식료, 엔터 등의 상승세를 야기할 수 있다.
하지만 12일 대통령 4차 담화 이후에도 정치적 혼란은 진정되지 않고 여전히 전반적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증시에 작용하는 하방 압력이 상존하고 있다. 이번주 있었던 상승장은 주로 기관 투자자들의 순매수세로 이루어진 가운데, 외국인과 개인 투자자들의 투심이 회복되지 않고 미국 증시나 암호화폐 시장으로 유출되고 있는 점은 한국 증시의 반등 모멘텀을 축소시키고 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향후 시나리오는 크게 두 가지다.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탄핵안 가결이다. 탄핵안이 가결되면 헌법재판소 판결 및 조기 대선 국면으로 전환된다. 정치 리스크 경감으로 지수 하락세가 진정될 수 있다. 정권 교체 기대가 반등 모멘텀을 강화시켰던 과거 사례를 재현할 가능성이 크다. 탄핵안이 국회에 가결될 경우 주식시장은 이를 정치 불확실성 완화로 받아들일 공산이 크다.
코스피는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 당시와 유사하게 정치적 불확실성 감소에 따른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당시 코스피는 4.5% 하락 후 탄핵안 국회 가결을 기점으로 반등을 시작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안 인용 이후 본격적으로 안정화되며, 코스피는 연간 수익률 22%(2017년)를 기록했다.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국면 당시에도 증시는 불안했지만, 탄핵 가결과 동시에 안정을 찾으며 코스피는 연간 수익률 11%(2004년) 기록했다.
다만, 현재 대외 금융시장 환경은 트럼프 신정부 정책 리스크가 큰 상황이다. 정치 불확실성 해소가 외국인 수급을강하게 유입시키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2004년과 2017년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있었고, 국내 수출 경기도 좋았다. 윤 대통령 탄핵정국인 지금 상황과 반대되는 과거의 사례와 비교해 볼 때 탄핵안이 가결되더라도 여진이 이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른 시나리오는 탄핵이 또 다시 부결되는 경우다. 지난주 윤 대통령에 대한 첫 번째 탄핵이 무산된 이후 정부·여당 간 내각 구성이 거론됐지만, 윤 대통령이 “탄핵하든 수사하든 이에 당당히 맞설 것”이라며 사실상 퇴진 거부 의사를 밝힌 점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당론으로 탄핵 찬성 제안을 언급하면서 정부·여당 간 내각 구성은 쉽지 않아 보인다. 친윤계 인사인 권성동 의원이 여당 새 원내대표에 당선되며 친한 세력과의 갈등도 예상된다. 여당 내 갈등, 여-야당 대치, 국민 저항 확대로 지수 하향세는 장기화 할 수 있다.
12일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촛불집회 참가자들 지난 7일 국회 탄핵 표결에 불참한 국민의힘 의원들 사진 현수막을 찢고 있다. 2024.12.12.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과거 사례에서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한 주가 영향은 주로 단기적이었고, 중장기적 주가의 방향성은 글로벌 경기 방향성이 좌우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도 잇따른다. 중국 경기부양책 세부내용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집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12일 중앙경제공작회의 종료 후 구체적인 경기부양 정책이 발표될 경우 중국 소비 모멘텀이 한층 강화될 수 있다. 특히 화장품 업종은 미국 연말 소비 확대 기대감에 더해 중국 부양책이 가세한다면 주가 상승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 최근 중국-한국 간 항공 노선 확대 등 양국 관계 회복 조짐 또한 중국 소비주 전반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1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전년 대비 2.7%)에 부합하면서 12월 금리 인하 기대감이 한층 강화됐다. 다만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와 CB 고용동향지수가 견조한 흐름을 보이는 등 미국 경제가 여전히 탄탄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내년 말 기준금리 전망치를 상향 조정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주요 이벤트는 △미국 12월 S&P글로벌 제조업 및 서비스 PMI(12/16) △중국 11월 산업생산 및 소매판매(12/16) △미국 11월 산업생산 및 소매판매(12/17) △유럽 11월 소비자물가지수(수정치, 12/18) △미국 FOMC(12/19) △미국 2024년 3분기 GDP(12/19) △12월 필라델피아 제조업지수(12/19) △미국 11월 PCE 물가(12/20), 미국 FY25 정부예산안 마감(12/20) △중국 LPR 금리 결정(12/20) 등이 있다.
[이투데이/권태성 기자 (tskwon@etoday.co.kr)]
▶프리미엄 경제신문 이투데이 ▶비즈엔터
이투데이(www.etoday.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