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의원총회에 참석한 뒤 차를 타고 퇴청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14일 가결되면서 2년 9개월 전 윤 대통령 당선으로 여당이 된 국민의힘이 최악의 위기에 봉착했다.
당장 한동훈 대표 지도체제가 붕괴 수순에 들어갔다.
이날 탄핵안 가결 직후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친윤(친윤석열)계와 중진 등 당 주류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대표에 대한 사퇴 요구가 빗발쳤다.
한 대표는 이 자리에서도 ‘사퇴 불가’ 입장을 고수하며 의원들과 맞섰지만, 결국 선출직 최고위원 5명(김민전·김재원·인요한·장동혁·진종오)이 전원 사의를 표명하면서 사실상 지도부 ‘자동 해산’ 상황을 맞았다.
국민의힘 당헌은 ‘선출직 최고위원 및 청년최고위원 중 4인 이상의 사퇴 등 궐위의 경우’를 비상대책위원회 설치 요건 중 하나로 규정하고 있지만, 한 대표는 쉽게 물러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아직 최고위원들의 동반 사퇴와 관련해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한 대표와 가까운 한 의원은 “최고위원 4명 이상 사퇴는 비대위 발동 요건일 뿐이고, 당대표 권한대행은 당대표 사퇴나 궐위시 가능하다”며 “한 대표는 아직 사퇴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14일 오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국회 본청 앞에서 탄핵 찬성을 촉구하며 1인 시위를 하던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에게 다가가 자기 목에 두르고 있던 빨간색 목도리를 풀어 김 의원에게 둘러주고 있다. [사진 출처 = 김상욱 의원실] |
한 대표가 이대로 ‘버티기’에 들어간다면, 친윤계와 친한(친한동훈)계 사이 치열한 백병전이 펼쳐질 공산이 크다.
김대식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의총 후 브리핑에서 “당 지도부의 총사퇴 결의가 있었다”고 강조하면서, “한 대표가 거기에 대한 답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이날 의총장을 떠나면서 당내 사퇴 요구와 무관하게 직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그는 “저는 제가 할 일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나라와 국민만 생각했다”며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같은 계파 갈등은 윤 대통령 파면을 가정한 조기 대선 레이스의 주도권 다툼으로 번지면서 한층 더 격화할 수 있다.
최악의 경우 8년 전 분당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사상 유례없는 극단적 ‘여소야대’의 국회 구도에서 거대 야당에 끌려다녔던 국민의힘은 ‘최후의 보루’였던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되면서 정국 주도권도 상실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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