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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소비심리와 경제상황

"8년 전과 똑같다" 트럼프 2기 다가오는데…소비심리, 이번엔 살아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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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탄핵안 가결]

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국회는 14일 본회의를 열고 총투표수 300표 중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가결했다. 이로써 윤 대통령의 모든 권한은 정지되고 한덕수 국무총리가 헌법재판소의 심판 전까지 대통령 직무를 대행하게 된다. 사진은 이날 탄핵안 가결 이후 대통령실 청사 모습. 2024.12.1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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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을 의결하면서 한국경제는 8년 만에 다시 탄핵 정국을 맞이했다. 8년 전 우리 경제는 정치적 리더십의 공백 속 소비심리 위축 등 부작용에 시달렸다.

당시 수출이 호전되고 주식시장도 비교적 잘 견디면서 위기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8년 전과 똑같이 미국의 새로운 행정부 출범을 앞둔 상황에서 불확실성이라는 난제를 풀어야 할 상황에 직면했다.

15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의결된 2016년 12월 무렵 가장 예민하게 반응했던 경제지표는 소비자심리지수(CCSI)다.

2016년 10월 102.7이었던 CCSI는 국정농단 논란이 불거지자 그해 11월 96.0으로 하락했다. 경제상황에 대한 종합적인 소비자심리지표인 CCSI는 장기평균치를 기준값(100)으로 삼아 100보다 크면 낙관적,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8년 전 '탄핵 정국' 소비자심리지수 102.7→96.0→94.3 등으로 하락

특히 박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2016년 12월에는 CCSI가 94.3으로 떨어졌고 2017년 1월에는 93.3까지 내려갔다. 이어 2017년 2월 94.5를 기록한 CCSI는 박 전 대통령의 파면이 결정된 2017년 3월(97.0)에서야 반등 흐름을 보였다. 그리고 2017년 4월(101.8) 기준값인 100을 넘어섰다. 탄핵 정국 속 소비심리의 비관적 상황이 5개월 동안 이어진 것이다.

당시는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높았던 시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11월 당선되면서 새로운 행정부 출범을 예고했고 유로존의 불확실성까지 겹쳤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앞둔 상황에서 통상환경의 불확실성이 크게 부각된 시점이다. 현재 상황과 거의 유사하다. 이런 시기의 국내 정치의 불확실성은 소비자들의 지갑을 더 닫게 했다.

실제 기획재정부는 2016년 12월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2월호에서 "미국 신정부의 정책기조 변화·금리인상 속도, 유로존 불안 등 대외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가운데 국내적 요인에 의한 소비·투자 심리 위축 등 하방위험 확대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지난 13일 발표한 그린북에도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가계·기업 경제심리 위축 등 하방위험 증가 우려가 있다"며 비슷한 인식을 담았다.

내수 침체 우려로 2016년 12월 이듬해 본예산이 통과된 직후부터 추가경정예산(추경) 논의가 부상했다. 이처럼 8년 전에는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됐지만 부진했던 수출이 2016년 11월부터 증가세로 돌아서며 버팀목 역할을 했다. 지금도 수출은 지난달까지 1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8년 전 정부 경제팀 이끈 유일호 전 부총리 "혼란 변수의 경제 악영향 최소화하는 데 집중"

금융시장은 8년 전 비교적 선방했다. 2016년 10월 평균 2036포인트였던 코스피 지수는 2016년 11월 평균 1982포인트까지 떨어졌지만 박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의결된 2016년 12월에는 평균 2022포인트로 오히려 상승했다.

물론 박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의결된 당일인 2016년 12월9일 코스피 지수는 0.3%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7.4원 올랐지만, 정부 평가대로라면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정부 경제팀은 8년 전 탄핵 정국에서 발빠르게 움직였다. 유일호 당시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박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의결된 2016년 12월9일에 바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하고 "우리 경제가 한치의 흔들림도 없도록 비상한 각오로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국제신용평가사와 해외투자자들에게 서한을 발송하기도 했다.

유 전 부총리는 2016년 12월 한 달 동안에만 경제5단체장 간담회, 미국·일본 재무장관 전화통화 등에 나섰다. 이는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지난 3일 계엄 정국이 시작된 후에 했던 일과 동일하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 무디스, 피치 등 국제신용평가사는 2016년 12월에 각각 보고서를 내고 단기적 영향에도 불구하고 장기적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 전 부총리는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당시 외부의 혼란 변수가 경제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을 최소화하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세종=정현수 기자 gustn9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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