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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느낌 물신 나는 시위 피켓 / 사진=연합뉴스 |
영국 일간 가디언은 '한국 대통령은 어떻게 자신의 몰락을 결정지었나'라는 제목의 해설기사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이 '품위 있는 퇴진'의 기회를 제공했지만 윤 대통령이 이를 마다하고 비상계엄 도박의 판돈을 키우는 쪽을 선택해 몰락을 자초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지난 7일 첫 번째 탄핵안 표결이 무산된 이후 국민의힘이 질서 있는 퇴진을 전제로 국정을 수습하려 했지만,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합법적 통치 행위로 정당화하며 강경한 태도를 보인 것이 치명타로 작용했다는 설명입니다.
가디언은 이후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11%로 추락했고 보수 언론조차 등을 돌렸다면서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야당 인사들도 나름의 논란을 안고 있지만 윤 대통령의 운명을 결정지은 것은 스스로의 행동이었다"며 "계엄 도박이 결국 야당이 오랜 기간 탄핵을 위해 찾아온 '스모킹건'(smoking gun·결정적 증거)를 제공한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가디언은 윤 대통령에 대해 대선 승리 시점부터 이미 '분열을 조장하는 인물(divisive figure)'이었으며, 임기 초부터 권위주의적 경향을 보여왔다고 평하기도 했습니다. 대선 과정에서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워 젊은 남성 유권자의 지지를 얻었고, 광복절 경축사에서는 자유를 39차례나 언급하면서도 자신에게 불리한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소송을 연이어 제기하는 양면성을 보였다고 자세히 보도했습니다.
계엄 선포는 단순히 '재앙적 오판'이라기 보다는 임기 초반부터 누적돼 온 문제의 정점이라고도 해석했습니다.
특히 가디언은 각종 스캔들로 얼룩진 윤 대통령의 임기에 가장 큰 부담은 김 여사 문제였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뉴욕타임스(NYT)도 윤 대통령의 정치적 곤란 중 상당 부분이 김 여사와 관련됐다고 짚었습니다. 명품백 수수와 국정·인사 개입 의혹 등 윤 대통령의 정치적 위기의 상당 부분이 김 여사 문제에서 촉발됐다는 것입니다.
또 2022년 10월 발생한 이태원 참사에 대한 대처도 정권에 타격을 줬고, 세월호 참사와 이태원 참사를 겪은 청년층이 이번 탄핵 촉구 시위의 주축이 됐다고도 분석했습니다.
외신은 탄핵안 가결에도 한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에도 주목했습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윤 대통령이 탄핵안 가결 소식에도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고 다짐했고 야당 일각에서는 권한대행을 맡은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책임론도 일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NYT도 정치적 혼란과 불확실성이 끝나려면 아직 멀었다고 전망했습니다. NYT는 북한의 핵 위협 증대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백악관 복귀 임박 등 안팎의 도전에 직면한 상황에 선출직이 아니어서 정치적 중량감이 없는 한 총리가 권한대행으로 한국을 이끌게 된다는 뼈아픈 지적도 했습니다. BBC도 한 총리와 권한대행 2순위인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모두 계엄 관련 수사를 받고 있다는 점을 거론했습니다.
[김경태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ragonmoon20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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