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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6 (월)

이슈 시위와 파업

탄핵 집회로 뜨거워진 연대의 마음, ‘전장연’의 손을 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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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서울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 4·5번 출구에 있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장애인 시민권열차 탑승 지지 백만시민 서명운동’ 부스 앞에 시민들이 줄을 서 있다. 임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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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시민 200만명(주최 쪽 추산, 경찰 비공식 추산 20만명)이 국회 앞에 모인 지난 14일 낮, 서울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 4·5번 출구 사이에도 긴 줄이 늘어섰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부스 앞이다. 시민들은 걸음을 멈추고 전장연이 전하는 ‘장애인 시민권열차 탑승 지지 백만시민 서명운동’ 내용을 유심히 들여다봤다. 지난 3년 내내 같은 자리에서 농성하고 서명해온 활동가들에게 몰려든 시민의 관심은 반갑고도 ‘생소한’ 풍경이다.



‘결사, 집회, 시위 등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한다.’ 12·3 내란사태 당시 계엄사령부가 발표한 포고령 제1호는 결사와 집회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빼앗길 뻔한 ‘모여서 시위할 권리’에, 그간 한국 사회 시위의 최전선에서 자유의 가늠자 역할을 해왔던 전장연에 대한 관심도 뜨거워지는 모양새다. 이재민 전장연 정책실장은 한겨레에 “하루에 많아 봤자 30명 정도 서명을 했는데 내란 사태 이후로 평일엔 1500∼2000명씩 꾸준히, 주말엔 5000명 이상 참여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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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앰네스티가 진행하는 전 세계 ‘편지쓰기 캠페인’ 올해의 주인공인 박경석 전장연 대표를 응원하기 위해 각국에서 도착한 편지. 김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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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지하철 이동권 시위 등 전장연의 활동은 늘상 연행과 체포에 시달렸고, 정부와 일부 정치인에 의해 ‘공공의 골칫거리’로 묘사되며 소송도 빈번히 당했다. 전장연은 이에 맞서 ‘포체투지’(바닥을 기며 하는 시위) ‘다이인’(죽은 듯 누워있는 시위) 등 목소리를 내기 위한 다양한 시위를 멈추지 않았다. 올해 국제엠네스티가 “한국에서 집회·시위의 자유가 침해되고 있다”며 전 세계 ‘편지쓰기 캠페인’ 대상으로 박경석 전장연 대표를 꼽은 이유다.



실제 12·3 내란사태를 계기로 전장연의 시위를 다시 생각하게 됐다는 시민이 적잖았다. 국제엠네스티 한국지부가 지난 6일 편지쓰기 캠페인 일환으로 진행한 ‘레터나잇’에도 100여명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레터나잇을 찾은 대학생 박단비(22)씨는 “원래 집회 안 나가던 사람이었는데 계엄 선포 이후 침묵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전장연 시위가 미디어에서 많은 비난을 받고 있는데 그 가운데서도 용기를 내 활동을 이어온 것을 응원하고 싶다”고 했다. 임명심(59)씨도 “시민들의 힘으로 계엄 사태를 막아냈지만 그것만으로 사회는 바뀌지 않는다. 이렇게 희생하는 분들과 연대해서 같이 마음을 모아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차재은(35)씨는 “(국회 앞) 시위가 계속 있고 저도 참여하고 있는데, 우리가 겪는 고통이 별개의 것이 아니고 다 연결돼있다는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한겨레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가 진행하는 전 세계 ‘편지쓰기 캠페인’ 올해의 주인공인 박경석 전장연 대표를 응원하기 위한 행사, ‘레터나잇’에 참여한 시민이 편지를 우체통에 넣고 있다. 김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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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전장연 서명 부스를 알리며 ‘지금 국회의사당역 4출5출 앞에 전장연 집회 관련으로 서명을 받고 있다’는 내용의 글을 복사해 퍼나르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엑스(X·옛 트위터)에는 해당 글을 복사해 붙인 뒤 ‘시위하고 오는 길에 서명하고 왔다’는 등의 인증 글을 덧붙인 게시물이 여럿 올라왔다. 이재민 실장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 민주주의 권리를 위해 연대하려는 시민들의 적극적인 지지와 마음이 모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가윤 기자 ga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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