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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6 (월)

따뜻한 물로 ‘수비드’하듯 동상환자 피부 살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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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앨버타 의대 연구진 개발

대피소·노숙인 쉼터 등 보급 예정

경향신문

매슈 두마 캐나다 앨버타대 의대 교수가 동상 치료용 기기를 소개하고 있다. 앨버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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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물을 따뜻한 물에 오래 담가놓는 ‘수비드 요리’ 원리를 이용해 동상 환자의 피부 조직을 살려내는 기기가 캐나다에서 개발됐다. 이 기기는 노숙인 쉼터 등에 보급돼 겨울철 동상으로 인한 치명적인 신체 손상을 막는 데 쓰일 예정이다. 최근 캐나다 앨버타대 의대 연구진은 대학 공식 발표를 통해 동상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기기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해당 기기는 깊이 20㎝에 좌우로 길쭉한 직육면체 형태다. 내부에는 물 순환기를 이용해 체온과 비슷한 37도에서 42도 사이를 꾸준히 유지하는 온수가 가득 들어간다. 일반 가정에서도 따뜻한 물을 대야에 받아 비슷한 모양새를 낼 수 있지만, 이번 기기처럼 수온을 일정하게 유지하기는 어렵다. 동력은 전기 배터리에서 얻는다.

동상에 걸렸을 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피부 조직이 죽는다. 상황이 심각하면 신체 일부를 절단하는 일까지 생긴다. 연구진이 만든 기기는 피부에 열을 전달해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데에 목적이 있다. 짧게는 30분, 길게는 3시간 동안 따뜻한 수온이 유지되는 물속에 동상 증세가 있는 손이나 발을 담그고 있도록 한다.

연구진은 이번 기술에 대해 “수비드 요리법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다. 수비드 요리는 약 50~70도 수온을 유지하는 물을 채운 수조에 비닐봉지 등으로 밀봉한 고기나 채소를 수시간 담가두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열을 이용한 요리는 식재료 겉면을 태우게 되는데, 수비드 요리법은 겉면은 물론 내부까지 수분을 유지하며 적당히 익히는 것이 특징이다.

연구진이 만든 이번 기기에는 따뜻한 물에 적절한 용량의 소독제를 첨가해 감염을 막는 기능도 있다. 가정에서 쓰는 주방 또는 세면 도구를 이용하는 것보다 위생적이다.

이번 연구를 이끈 매슈 두마 앨버타대 의대 교수는 “동상은 노숙인처럼 사회적으로 고립된 이들이 더 많이 걸린다”고 말했다. 이번 기기는 약 7000캐나다달러(약 708만원)이며, 비영리 사회적기업을 통해 대피소나 노숙인 쉼터 등에 공급될 것이라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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