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의 관심사다. 이런 순간 말이다.
창틀에 팔꿈치를 대고 기대
도시를 느끼는 것.
표준시간대 사이, 바다 사이, 심야의 뉴스 사이에서
모든 것의 만남, 전쟁, 꿈, 겨울밤이
쏟아져 들어오는 것을.
어린 소녀들이 뜬눈으로 침대에 누워 홀로
사랑에 빠지게 하는, 혹은 세계의 절반에서
화염을 비처럼 맞는 어린아이들이 ― 우리 말이야 ―
누군가를 부르며 ― 우리 말이야 ― 와서 좀 도와달라고 외치게
만드는 눈더미 속 불빛.
이제 어둠의 경계에서야
나는 달빛의 극단을 본다.
홀로, 내 모든 희망은
너무 멀어 들리지도 않는, 한 현만큼 멀리 있는 사람들에게,
세계의 절반만큼 멀리 있는 사람들에게 흩뿌려져 있다.
내게 말해본다.
경험을 믿으라고. 그 리듬을 믿으라고.
네 경험의 그 깊은 리듬을.
뮤리얼 루카이저(1913~1980)
이 시를 읽는 순간, 그 밤이 생각났다. 우리에게 “새벽 한 시의 전복”은 너무나도 절실한 순간이었다. 만약 계엄이 성공했다면 ‘우리’라는 단어의 온기를 지킬 수 없었을지 모른다. 이 시는 제목과 첫 행을 함께 읽어야 한다. “새벽 한 시의 전복” “이 나의 관심사”라고. 시인은 “바다 사이, 심야의 뉴스 사이”에서 “전쟁”이나 “꿈, 겨울밤” 같은 것들이 창문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것을 본다. “화염을 비처럼 맞는 어린아이들”의 울부짖는 소리를 듣는다. 그 소리는 시인의 고막 안에 산다. 전쟁의 한가운데 어둠의 파편들을 밟으며 살던 시인은, 달의 공전주기 4분의 1인 “한 현(弦)만큼 멀리 있는” 사람들에게도 달빛은 “흩뿌려져 있다”고 쓴다. 우리는 모두 달빛의 지분을 조금씩 갖고 있다. 먼 달빛과 “눈더미 속 불빛”을 두 눈동자 속에 깊이 담고, 문을 부수고 들어오는 거짓을 전복시킬 줄 안다.
이설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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