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왼쪽부터 오세훈 서울시장, 호준표 대구시장,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김지호 기자·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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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자 국민의힘 주요 인사들은 참담해하면서도 미묘하게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윤 대통령 탄핵 정국에 대한 인식과 향후 구상에 차이가 있는 것 같다는 말이 정치권에서 나왔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탄핵소추안 가결에 “참담한 마음으로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사죄드린다”면서 “당(국민의힘)은 이 일로 분열하지 말고 다시 뭉쳐 일어서야 한다”고 했다. 앞서 오 시장은 12·3 비상계엄 직후에는 윤 대통령 탄핵소추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냈다. 그런데 지난 12일 “탄핵소추를 통해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며 찬성으로 돌아섰다. 윤 대통령 탄핵소추로 어려움에 놓일 국민의힘의 미래보다 대한민국의 안정·번영이 중요하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오 시장은 비상계엄 사태가 불거진 후 매일 서울시 차원의 비상경제회의를 열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페이스북에서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과 수사 문제는 윤 대통령에게 맡기고 우리는 당 정비와 탄핵 정국 수습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면서 “아무리 그렇다 해도 우리 국민이 범죄자를 대통령 만들 리 있겠느냐. 힘내야 한다”고 했다. 홍 시장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 ‘탄핵 반대’를 주장해왔다. 그런데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자, 그 책임은 한동훈 대표에게 있다며 국민의힘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했다. 홍 시장은 한 대표에 대해 ‘용병’이라며 비판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안철수 의원은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일관되게 ‘탄핵 찬성’ 입장을 견지해왔다. 안 의원은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자 “책임을 통감하며 국민께 사과드린다”며 “지금은 대한민국 위기 극복을 위해 여야는 물론 온 국민이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했다. 안 의원은 지난 대선 투표일을 6일 앞두고 윤 대통령과 후보 단일화를 해 현 정부 출범에 기여했지만, 대통령직인수위원장 시절부터 윤 대통령과 갈등을 빚어왔다. 지난해 국민의힘 3·8 전당대회를 앞두고서는 대통령실의 견제·압박을 받았다.
유승민 전 의원은 윤 대통령 탄핵소추에 “참담하다. 헌정사의 불행”이라면서 “탄핵소추안에 찬성했든 반대했든 서로 존중하고 분열하지 않아야 하고 폐허 위에서 어떻게 보수를 재건할 수 있을지 그 길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조만간 과거 대선 출마를 했을 때 자기를 도왔던 측근들과 만나 향후 계획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윤 대통령 탄핵안 가결 후 탄핵에 찬성한 국민의힘 일부 소장파 의원들과 통화하는 등 접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이 의원은 내년 3월 31일이 지나면 만 40세가 돼 대선 출마가 가능하다”며 “국민의힘 당대표 출신인 만큼 탄핵 정국에서 여권 움직임에 관심이 많을 것”이라고 했다.
[양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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