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를 활용한 다양한 검색을 할 수 있는 뤼튼 앱. (뤼튼테크놀로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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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1. 앱을 켠다. 애니메이션에 나올 법한 남녀 캐릭터가 보인다. 마음에 드는 캐릭터를 골라 대화를 시도한다. 곧잘 답을 하고 심리 상담도 해준다. 좀더 심도 있는 대화를 하고 싶다면? 고도화된 인공지능(AI) 기능이 적용되는 모델을 선택하고 유료 결제를 해야 한다.
장면 2. 개발자 A씨는 게임 기획을 자주 한다. 게임도 영화처럼 시나리오와 세계관(유니버스)이 탄탄할수록 롱런하기에 많은 개발자들이 난상토론을 하면서 게임 구조를 짠다. 이런 구조를 AI와 대화형으로 해본다면? 그런데 심지어 잘한다면? 안 할 이유가 없다. A씨는 “이 앱을 통해서 게임 세계관을 대화형으로 만들어보다가 너무 얘기가 잘 통해서 좀 더 나은 버전의 유료화 모델에 결제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근 유료화에 성공한 국내 대표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 기업 ‘뤼튼테크놀로지스(이하 뤼튼)’ 얘기다.
애초 뤼튼은 카카오톡을 통해 대화를 주고받는 무료화 버전으로 ’AI 대중화‘를 이끈 스타트업으로 알려져 있다.
뤼튼은 2023년 초 출시 후 불과 1년 반 만에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500만명을 돌파했다. (뤼튼테크놀로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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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앱을 통해 ’종합 컨슈머 AI 플랫폼‘을 지향하며 무료 정책을 고수했다. 뤼튼 앱은 생산성 도구, AI 검색, 캐릭터 서비스, 나만의 AI 제작 등 다양한 기능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제공하며 사용자들의 업무와 일상을 아우르는 서비스를 구축했다. 이런 전략 덕분에 뤼튼은 2023년 초 출시 후 불과 1년 반 만에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500만명을 돌파했다.
문제는 무한정 무료 서비스를 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유료화 모델 ‘슈퍼챗’ 통했다
창업자 이세영 대표. (뤼튼테크놀로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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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뤼튼은 최근 자사 캐릭터 챗 서비스에 유료 기능인 ‘슈퍼챗’을 도입했다. 슈퍼챗은 사용자가 AI 캐릭터와 대화할 때 더 높은 성능의 AI를 적용해 대화 내용을 더욱 풍부하게 만드는 유료 서비스다.
창업자 이세영 대표는 “대부분 사용자는 무료로 콘텐츠를 즐기지만, 더 나은 경험을 원하는 사용자는 유료 서비스를 선택하는 방식과 유사하다”며 “웹툰이나 웹소설 비즈니스 모델을 참고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10월 유료화 전환 한 달 만에 매출 10억원을 돌파하며 새로운 수익 모델의 성공 가능성을 입증했다. 국내 구글 플레이스토어 최고 매출 앱 순위 14위에 오를 정도로 초기부터 반응이 뜨거웠다. 뤼튼은 사용자들이 직접 캐릭터를 제작할 수 있게 개방하면서 서비스 시작 후 12월 중순 기준 20만~30만개가 활성화되고 있다. 여러 기관·단체에서도 뤼튼 서비스를 활용, 캐릭터톤 이벤트 등이 개최되는 등 뤼튼 서비스를 통해 한국 AI 캐릭터 생태계가 조성되는 분위기다.
이 대표는 “AI 캐릭터 시장은 과거 웹툰, 웹소설 시장과 같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고, 이에 따라 창작자 생태계가 매우 중요해질 것”이라며 “유료화 수익 중 일부를 창작자에게 분배하는 시스템을 도입해 AI 캐릭터 창작 생태계를 한층 활성화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뤼튼 어떤 회사?
싱가포르 정부 사절단이 올해 5월 뤼튼을 방문, 해외 진출 가능성을 타진했다. (뤼튼테크놀로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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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생인 이 대표는 고등학교 시절 자기 생각과 주장을 제대로 된 말과 글로 표현하지 못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가슴 한구석이 꽉 막힌 듯한 갑갑함을 느꼈다. ‘어떤 식으로든 이런 표현의 병목을 풀어낼 수 없을까?’란 생각을 했다.
“2014년 ‘한국청소년학술대회(KSCY: Korea Scholars Conference for Youth)’를 개최했습니다. 글쓰는 일을 도와주면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쓰고자 하는 글의 주제나 문제 해결법 등 본질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첫해 참가자 30명으로 출발한 이 대회는 이듬해 300명, 그다음 해에는 3000명까지 규모가 커졌고, 어느새 청소년학술대회 기준으로 아시아에서 가장 큰 행사가 됐습니다. 하지만, 수천명에 달하는 참가자가 쏟아낸 논문을 검색하고 정리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고, 새로운 기술적 툴이 필요함을 직감했습니다.”
2020년 말, 초기 GPT 모델의 기술이 구현하는 문장의 품질,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보고 꿈꿔왔던 ‘표현의 병목’을 해결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길로 한국청소년학술대회(KSCY) 공동 설립자와 함께 국내 업체 중 가장 먼저 생성형 AI 분야에 뛰어들었다.
참고로 사명 ‘뤼튼(WRTN)’은 ‘WRITTEN(글로 표현된)’에서 따왔다. 이 대표는 “기술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사람들의 생각이 더 쉽게 표현될 수 있도록 돕겠다는 뜻을 담았다”고 소개했다.
뤼튼의 성장세에 IB업계가 주목, 누적 기준 480억원을 투자했다. 주요 투자사로는 BRV캐피탈매니지먼트, 일본의 Z벤처캐피탈(ZVC), 한국의 캡스톤파트너스와 KDB산업은행 등이 있다.
뤼튼이 또 다른 유료화 모델을 선보이며 매출 극대화에 나서고 있다. 올해 11월 디지털 광고 플랫폼 ‘뤼튼 애즈’ 출시가 그것.
이 대표는 “과거 많은 컨슈머 대상 대형 플랫폼이나 앱이 그랬던 것처럼 대한민국은 물론 여타 아시아 지역 사용자들이 몰려들면 그만큼 광고 효과가 클 것”이라며 “AI를 활용한 광고는 기존 대비 더 높은 효율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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