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우원식 국회의장을 만나기 위해 지난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 입장하고 있다.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16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제안했던 ‘초당적 국정 안정 협의체’ 구성과 관련해 “여야 정치권과 국회의장을 모두 포함하는 협의체가 발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중견기업의 날’ 기념식에서 “여러 난제를 그 협의체에 올려 논의·소통하고 국민이 안심할 수 있게 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 권한대행 언급은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모두 협의체에 참여하는 것을 전제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표의 ‘협의체’ 제안에 부정적이다. 그런 만큼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합의하면 국정 안정 협의체에서 정책 현안을 적극적으로 논의하겠다는 게 한 권한대행 생각이란 것이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도 당 회의에서 “국정을 안정시키고 민생을 회복하는 데 내 편 네 편이 어디 있겠느냐”며 “국정 안정 협의체의 주도권을 국민의힘이 가져도 좋으니 꼭 참여해 달라”고 했다. 이 대표는 “국정 전반에 관한 협의가 부담스러우면 경제·민생에 한정해서 논의하는 것도 응할 수 있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한 권한대행 체제는 이재명의 섭정(攝政) 체제가 아니다”라며 “(이 대표는) 벌써 대통령이 다 된 듯한 대통령 놀음에 빠지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 대표는 한 권한대행과 관련해 ‘현상 유지’가 주 업무라는 월권적 발언을 했다”며 “당리당략에 따라 권한대행의 권한을 제약하겠다는 뜻”이라고 했다.

여권 관계자는 “양당이 합의하지 못한 상황에서 한 권한대행이 야당과 독자적인 협의체를 구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권 원내대표는 이날 이 대표에게 양자 회담을 제안했다. 두 사람은 오는 18일 상견례를 겸해 만날 계획이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회장과 만나 “지금 잠시의 혼란을 대한민국에 대한 투자 기회, 또는 저가 매수 기회라고 생각해 주면 좋겠다”고 했다. 암참 측은 민주당이 지난달 통과시킨 국회증언감정법에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개정안은 국회가 영업 비밀과 개인 정보에 해당하는 정보를 국정감사 자료로 요구해도 기업이 거부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이다. 민주당은 “총체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김태준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