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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7 (화)

“김건희 여사는 한국의 레이디 맥베스” 英매체, 尹탄핵에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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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가결 이후]

“자기 야망으로 남편 정치 가린 인물

한국인들, 아내 보호용 계엄 의심”

동아일보

16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 지면에 “한국인들은 그들의 ‘레이디 맥베스’를 비난한다”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사진 출처 더타임스 이페이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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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은 (비상계엄 선포 사태와 관련해) 그들의 ‘레이디 맥베스’를 비난한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이 통과된 가운데 영국 더타임스가 16일(현지 시간) 이번 사태의 원인 중 하나로 그의 부인 김건희 여사를 지목했다. 김 여사를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맥베스’의 여주인공 ‘레이디 맥베스’에 비유하며 김 여사의 정치 관여 스타일을 ‘마키아벨리식’(권모술수에 능하다는 뜻)이라고 평가했다.

더타임스는 “많은 한국인은 계엄이라는 재앙적 조치가 부분적으로는 아내를 수사 및 기소 가능성에서 보호할 수단이었을 것으로 의심한다”며 김 여사의 학력 위조, 명품백 수수, 주가조작 연루 의혹 등을 나열했다. 또 김 여사의 각종 의혹이 평범한 한국인과는 상당히 괴리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검사 출신인 윤 대통령의 정치 입문 때부터 김 여사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며 “남편이 추구하던 보수 정치의 주요 의제를 자신의 야망과 뚜렷한 취향, 강한 의견 등으로 가려 버린 논쟁적인 인물”이라고 진단했다.

또 김 여사가 남성 기자의 손금을 보면서 윙크하는 영상, 윤 대통령을 비판한 언론인에게 “그들을 모두 감옥에 넣을 것”이라고 복수를 예고한 발언 등도 논란을 불렀다고 전했다.

레이디 맥베스는 중세 시절 스코틀랜드 귀족이었던 남편 맥베스가 ‘왕이 될 것’이라는 예언을 듣자 남편을 부추겨 왕을 살해하고 왕좌를 차지하도록 결심하게 한 장본인이다. 강한 권력욕으로 남편을 권좌에 올려놨지만 극심한 죄책감에 시달리다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더타임스는 김 여사를 다른 인물에도 빗댔다. 그가 사치스러운 생활로 프랑스 대혁명 당시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마리 앙투아네트 왕비, 많은 성형 수술로 흑인이지만 백인처럼 보였던 팝가수 마이클 잭슨 등에도 비유됐다고 적었다. 부인에 대한 윤 대통령의 충성심 또한 상당하다며 가수 안치환이 2022년 대선 과정에서 ‘마이클 잭슨을 닮은 여인’이라는 노래를 발표했을 때 부인을 비판한다는 이유로 윤 대통령이 격노했었다고 전했다.

다만 더타임스는 김 여사에 대한 비판의 일부는 성 역할에 보수적인 한국 사회에서 “부유하고, 직설적이며, 자녀가 없는 여성에 대한 편견 때문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가 근엄하고 소박한 검사 출신 남편에게 필요한 화려함을 부여하는 등 남편의 정치 활동에 도움이 됐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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