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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7 (화)

이슈 인공지능 시대가 열린다

'딥엘·허깅' 유럽다운 AI 꽃핀다…한국형 AI는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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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버시티 AI]②안보에 강하고 개방적인 유럽 AI 플랫폼

국내 IT 기업이 국내 데이터 가진 한국…의료 분야 경쟁력

[편집자주] 문명 태동과 비슷하다. 미·중이 AI 주도권을 놓고 패권을 다투고 있으나 곳곳에서는 다양성(다이버시티)이 꿈틀댄다. 지역·문화·관습이 녹은 독자 AI 구축에 속도가 나며 인공지능 생태계 역시 여러 방향을 겨냥한다. 좁게는 디지털 주권을 지키는 길이고 넓게는 다양성이 축적되는 과정이다. 주류가 존재하지만 스스로의 방향을 찾아 생존 범위를 확대한 문명 혹은 생물 진화와 닮았다. 정체성 보존의 가지들이 생태계 선순환을 보장하는 현상. 다이버시티 AI다.

뉴스1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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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손엄지 신은빈 기자 = 독일의 '딥엘'(DeepL), 프랑스의 '허깅페이스'(Hugging Face)는 미국 빅테크 기업의 공세 속에서도 영향력을 넓히고 있는 유럽의 인공지능(AI) 플랫폼이다. 유럽의 독특한 환경과 철학이 AI 플랫폼의 경쟁력이 되고 있다.

17일 IT업계에 따르면 독일 언어 AI 플랫폼 '딥엘'은 228개 세계 시장에서 10만 개 이상의 기업과 정부 기관에서 사용하고 있다.

세계 공용어인 영어를 쓰는 국가도 아닌 독일에서 만든 번역 플랫폼이 전 세계적인 기업이 된 것은 유럽의 문화적 특성에 기인한다.

딥엘은 유럽의 다국어 환경에 맞춰 특화된 데이터와 학습 전략을 사용했다. 다양한 언어를 전반적으로 지원하는 구글 번역기와 달리 '독일어와 영어', '프랑스어와 영어' 등 특정 언어 쌍에 초점을 맞춰 최적화된 학습을 진행했다.

또 유럽의 개인정보보호법인 'GDPR'을 철저하게 준수하기 때문에 데이터 프라이버시 보장이 강조되면서 많은 기업이 비즈니스에 딥엘을 사용하게 됐다.

프랑스 기업 '허깅페이스' 역시 유럽 특유의 '개방성과 협력'이라는 철학을 강조한 덕분에 전 세계적인 AI 플랫폼이 됐다.

허깅페이스는 자연어 처리(NLP)를 중심으로 한 머신러닝 모델과 툴을 개발하고 제공하는 오픈소스 플랫폼이다.

초보 개발자도 몇 줄의 코드만으로 NLP 모델을 실행할 수 있게 했고, 사전 학습된 다양한 모델을 제공했다.

허깅페이스는 특정 국가나 기업에 종속되지 않은 중립적인 이미지를 유지하며 글로벌 AI 개발자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미국 중심적인 기술에 의존하고 싶지 않은 유럽과 다른 나라들에서 특히 활발하게 이용하고 있다.

미국이 빠른 기술 개발에 전념할 때 유럽은 AI 안보를 중요한 기치로 내세훴다.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AI법이 만들어졌다. 높은 기준에 맞춘 AI 플랫폼은 전 세계적으로 신임을 얻고 있다.

한국형 AI 플랫폼을 고민해야 할 때다. 한국은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IT기업이 시장을 점유하며 많은 국내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는 강점이 있다.

한국 역시 '데이터 3법'이 있어 데이터 규제가 엄격하다. 의료 데이터와 같은 민감 정보를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이 있기 때문에 의료 AI, 헬스케어 서비스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도 있다.

맹성현 카이스트 전산학부 명예교수는 "사용하는 데 있어서 안전 문제가 일어나지 않게 하는 윤리적인 AI와 문화에 특화된 것까지 덧붙여 새로운 우리만의 AI를 만들어야 한다"며 "거대언어모델(LLM)과 같은 세계적 유행을 따라가지 않고 별도의 연구개발을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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