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각) 페미니스트 단체 페멘(Femen) 활동가들이 스위스 제네바 유엔 유럽 본부 앞 광장의 '부서진 의자' 기념비 아래에서 우크라이나를 지지하고 러시아의 유엔 추방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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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의를 탈의한 우크라이나 여성들이 UN본부 앞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를 비판하며 전쟁의 아픔을 상징하는 작품을 훼손하는 시위를 벌였다가 체포됐다.
13일(현지시각) AP통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페미니스트 단체 페멘(Femen) 소속 활동가들이 이날 스위스 제네바 유엔본부 앞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항의 시위를 벌였다. 시위에 참여한 여성 2명은 상의를 탈의한 채 상반신에 ‘Fxxx 러시아’와 ‘지뢰를 멈춰라(stop mines)’라는 문구를 새겼다. 또 우크라이나 국기를 상징하는 파란색과 노란색 밴드를 다리에 착용했다. 영하의 날씨 속에서도 상의를 탈의한 채 유엔과 러시아를 향해 항의 구호를 외치며 욕설까지 했다.
이들은 유엔 건물 앞에 설치된 12m 높이의 ‘부서진 의자’ 조각품 다리를 전기톱으로 훼손했다. 이 작품은 지뢰로 인한 신체 절단을 상징하는 작품으로, 전쟁에서 파괴적인 무기를 금지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 중단과 러시아의 유엔 추방을 요구했다. 이들은 “유엔은 평화를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침략자를 막지 못한 것은 부러진 의자가 상징하는 대인지뢰로 인한 인간의 고통에 비극을 더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는 배신과 군사적 침략의 희생자가 되었고, 세계는 이 기념물로 이를 가릴 수 없으며, 우리 조국이 파괴되는 동안 무관심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번 시위로 페멘 활동가 등 최소 3명의 여성이 경찰에 체포됐으며, 경찰은 이들을 3대의 차량에 나눠 태워 연행했다. 체포된 여성들은 언론과의 대화를 거부했다.
페멘은 2008년 4월 10일 우크라이나의 안나 훗솔, 사샤 셰브첸코, 옥산나 샤츠코가 설립했다. 페멘은 홈페이지를 통해 자신들을 ‘꽃으로 꾸미고 상의를 벗고 상반신에 구호를 적은 용감한 여성 활동가들로 구성된 국제 여성 운동’이라고 소개한다. 이들은 처음 ‘우크라이나는 매음굴이 아니다’라는 슬로건으로 섹스산업에 반대하는 시위를 시작했다. 현재는 성차별, 독재, 종교 등 인간의 자유와 존엄을 억압하는 모든 것에 저항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페멘은 상의를 탈의한 채 시위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들은 저서 ‘분노와 저항의 한 방식, 페멘’에서 “가슴을 드러내는 것은 무기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우리의 투쟁은 근본적으로 비폭력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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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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