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월 에콰도르의 국립극장에서 대담 중인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 위키미디어 코먼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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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에 잘 안 들어가고, 공부도 안 해서 학교에 폐만 끼쳤는데 명예박사학위를 주다니 배짱 좋은 대학이네요.”
지난 17일 모교인 일본 와세다대학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은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75)는 이렇게 유쾌한 수상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날 와세다대 오쿠마기념강당에 검정 재킷에 청바지에 운동화 차림으로 등장해 다나카 아이지 총장으로부터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날 행사장에는 이 대학 재학생과 관계자, 하루키의 팬 등을 포함해 1천여명이 모였다. 하루키는 “지금까지 (외국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6개나 받았지만 일본에서는 처음 받는 게 마침 모교 것이라 기쁘다”고 말해 박수 갈채를 받았다. 이어 그는 “와세다대에 입학하지 않았다면 소설 같은 건 쓰지 않았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며 “앞으로도 좋은 소설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학교 쪽은 “‘명예박사에 관한 규정’에 따라 학문, 예술, 사회, 인류를 위해 현저하게 공헌한 이들에게 명예박사 학위를 주고 있다”며 “이번에 독창적 문학작품으로 전세계 독자들에게 감명을 준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에게 현대문학에 남긴 큰 공적을 기리기 위해 명예박사 학위를 주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1949년 태어난 하루키는 1968년 와세다대 제 1문학부에 입학해 1975년 졸업했다. 이후 1979년 소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로 데뷔하며 신인문학상을 받았다. 1987년 출간한 ‘노르웨이의 숲’이 전세계에서 1천만부 이상 판매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이 책으로 2006년 프란츠 카프카상, 2009년 예루살렘상, 2011년 카탈루냐 국제상 등을 받았다. 이후에도 ‘해변의 카프카’, ‘기사단장 죽이기’를 비롯해 최근엔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등 50여권 소설을 내놓으며 화제를 모았다. 해마다 노벨문학상 수상 예상자로 거론되는 단골 후보이기도 하다.
도쿄/홍석재 특파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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