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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3년차 교육공무원의 죽음···노조 “업무 과중·괴롭힘”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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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전국공무원노조 전북교육청지부가 18일 전북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임용 3년차 교육 공무원의 죽음에 대해 철저한 진상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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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 3년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전북 한 초등학교 교육 공무원의 유족과 공무원노조는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을 주장했다. 노조는 진상조사를 요구했고 전북교육청은 감사에 나섰다.

18일 전국공무원노조 전북교육청지부에 따르면 전북 한 초등학교 행정실에서 근무해왔던 A씨(40대)가 지난 12일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정상적으로 일을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A씨의 휴대전화에서는 직장 동료 B씨와 나눈 2시간 분량의 통화 녹음 파일이 발견됐다.

유족이 공개한 A씨의 녹음파일에는“죽겠네요. 진짜. 내가 아주 징글징글하네.” “저도 죽겠어요.” “나랑 근무하면 죽겠잖아요. 선생님도 빨리 가세요. 나랑 근무하니까 죽겠죠.” 등 말을 남겼다.

B씨는 직장 내 괴롭힘 의혹에 대해 부인했다.

그는 입장문을 통해 “평소 고인의 업무를 늘 대신 처리해주는 입장이었다. 그 과정에서 갈등이 있었지만, 인간적으로 괴롭힌 것은 아니다”면서 “또 갈등이 생길 때마다 서로 업무 과정에서 생긴 아픔을 위로해 주는 등 마음을 풀었다. 이런 일이 생길 줄을 몰랐다. 너무 슬프고 힘들다”고 했다.

이에 노조는 이날 전북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휴대전화 음성 녹음 파일 등을 보면 2인 행정실 차석으로 근무하던 고인은 평소 감당하기 버거운 업무로 힘들어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전북교육청은 감당할 수 없는 업무 및 근무 환경을 개선하라”고 요구했다.

A씨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다른 학교로 전보를 3번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노조는 “A씨의 친구로부터 업무 과중 때문에 신청한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노조는 “행정직원이 2명밖에 배치되지 않는 작은 학교의 업무 폭증 아우성은 아비규환 수준”이라며 “단체협상에 직원이 2인 이하 학교에는 신입 직원을 배치하지 못하도록 했음에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전북교육청은 “진상규명을 위해 지난 16일 감사 담당자를 배치해 감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자살예방 SNS 상담 ‘마들랜(마음을 들어주는 랜선친구)’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김창효 선임기자 c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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