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릴로프 암살은 우크라 특수작전"
두달새 암살 4건···러 보안 역량 타격
전선 고전 속 표적 공세로 역전 꾀해
러, 우즈베키스탄 국적 용의자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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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내년 1월 백악관 복귀를 앞두고 우크라이나의 대(對)러시아 공세가 과감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모스크바 시내에서 발생한 러시아군 고위 간부에 대한 폭탄 테러의 배후로 지목되는 등 핵심 인사를 겨냥한 표적 공격 역시 본격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뉴욕타임스(NYT)는 17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보안국(SBU) 관계자를 인용해 이날 오전 모스크바 남동부 랴잔스키에서 발생한 폭발이 “이고르 키릴로프를 합법적 표적으로 간주한 SBU의 특수작전에 의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자택 입구에 세워진 스쿠터에 장착된 폭탄 폭발로 사망한 러시아군 화생방전 방어사령관 키릴로프 중장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금지된 화학 무기를 사용한 혐의를 받아왔다. 키릴로프 중장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후 전장이 아닌 곳에서 암살된 러시아군 관리 중 가장 고위급 인사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조기 종전을 공약한 트럼프의 취임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전세 역전이 다급해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 주요 간부들에 대한 암살 작전에 돌입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두 달 새 우크라이나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것으로 추정되는 러시아군 인사 암살은 4건에 달한다. 이달 러시아군 미사일 현대화를 담당했던 과학자 미하일 샤츠키가 모스크바 공원에서 총격으로 사망했다. 지난달에는 크림반도 세바스토폴에서 자동차 폭발로 러시아군 흑해 미사일 함대 참모총장이 숨졌고 10월에는 러시아 제52폭격기 소속 조종사가 망치에 맞아 살해됐다. CNN은 “(키릴로프에 대한) 표적 암살의 성공은 러시아의 보안 역량에 타격을 입혔다”며 “러시아 국민 개개인 역시 취약한 환경에 노출됐다는 신호”라고 짚었다.
3년째 전쟁을 치르고 있는 우크라이나는 최근 동부 전선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날 러시아군이 올해에만 우크라이나 마을 189곳을 점령했으며 빠른 속도로 진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우크라이나 영토 중 20%를 러시아가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트럼프는 현재 전선을 그대로 동결해 휴전 협정을 타결하는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로서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전세를 유리한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
한편 러시아 당국은 18일 키릴로프 중장 암살 관련 폭발 테러 용의자로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한 남성을 체포해 구금했다. 러시아 조사위원회는 텔레그램에서 “용의자는 10만 달러(약 1억 4300만 원)의 보상과 유럽 국가로의 안전한 이동을 대가로 우크라이나 측의 지시에 따라 폭발물을 스쿠터에 설치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당국은 테러에 관여한 다른 이들에 대해서도 신원을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혜진 기자 suns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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