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알 아사드 독재정권 시절 반정부 인사를 학살해 암매장한 매장지 중 한 곳인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 나자 지역의 위성사진. ‘시리아긴급태스크포스’의 무아즈 무스타파 대표는 17일 시신을 납작하게 눌러 구덩이에 맞추라는 지시를 받은 불도저 운전사의 증언을 폭로했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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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독재정권 시절 대규모 학살을 증명할 집단 매장지 2곳이 최근 발견됐다. 이를 두고 “1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고문당해 사망했을 것”이란 추정까지 나오면서 아사드 정권의 잔학성을 비판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미국 국무부 국제형사사법 대사를 지낸 스티븐 랩은 17일(현지시간)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에 있는 쿠타이파와 나자의 집단 매장지를 방문한 뒤 아사드 정권에 의한 시리아인의 대규모 고문·살해 가능성을 로이터통신에 이같이 언급했다. 그러면서 “나치(의 홀로코스트) 이후 이런 광경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밀경찰이 거리와 가정에서 사람들을 강제로 이송하고, 교도관과 심문관들은 이들을 고문해 죽였으며, 트럭과 불도저 운전사들은 시신을 은폐했다”며 “이는 국가적 테러 시스템이자 조직적인 처형”이라고 강조했다.
시리아 인권단체 ‘시리아긴급태스크포스’의 모아즈 무스타파 대표도 관계자들의 증언을 인용해 “깊이 6~7m, 너비 3~4m, 길이 50~150m의 도랑들이 있었다”며 “2012~18년 사이 일주일에 두 차례 한 대당 시신 150구씩을 실은 트럭 4대가 이곳에 왔다”고 CNN에 말했다.
인근 주민들은 매장지를 “공포의 장소”라고 불렀다. 쿠타이파의 한 농부는 “(집단 매장지에) 가까이 다가간 사람은 끌려갔다”며 경비가 항상 삼엄했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매장지가 한둘이 아니란 점이다. 국제실종자위원회에 따르면 시리아에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집단 매장지가 최대 66곳으로 추정된다. 그간 실종 신고된 시리아인은 15만7000명에 이르지만, 위원회는 실제 피해자 규모가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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