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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0 (금)

엔비디아, 주가 바닥쳤나…브로드컴과 AI 칩 경쟁,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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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주가가 19일(현지시간) 6거래일만에 반등하며 130달러를 회복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이날 1.4% 오른 130.68달러로 마감했다. 이날 나스닥지수가 0.1% 약보합으로 거래를 마쳤다는 점을 고려하면 두드러진 강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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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개월간 엔비디아 주가 추이/그래픽=이지혜



엔비디아는 전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내년 금리 인하 기대가 대폭 꺾이며 나스닥지수가 3.6% 급락했을 때도 1.1% 하락하는데 그쳐 선방했다.

금리 인하가 더뎌지는 환경에서는 엔비디아와 같이 수익성이 높은 기업이 시장 평균 대비 더 높은 수익을 올릴 가능성이 크다.

XTB의 리서치 이사인 캐슬린 브룩스는 배런스에 "메가캡 기술주들은 금리에 가장 탄력적이고 엔비디아와 같이 수익성이 좋은 기업은 특히 그렇다"며 "단기적으로 엔비디아가 테슬라와 같이 이익률이 더 낮은 기술주 대비 초과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135달러 회복이 중요

엔비디아는 중요한 지지선이었던 135달러가 이미 깨진 상황이다. 135달러 부근은 20일 이동평균선이 위치해 있는 가격대다. 기술적 분석가인 페어리드 스트래티지의 케이티 스톡튼은 "엔비디아가 20일 이동평균선이 낮아지면서 하락 모멘텀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엔비디아의 20일 이동평균선이 상승하기 시작하면 그 때가 매수하기에 좋은 시점"이라고 밝혔다.

엔비디아의 다음 지지선은 200일 이동평균선인 115달러 부근이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1월에 200일 이동평균선을 상향 돌파한 이후 200일 이동평균선을 상회해 왔다. 115달러는 향후 12개월 순이익을 기준으로 한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27배로 밸류에이션도 매력적인 수준이다.

엔비디아 주가가 이날 반등으로 135달러 부근인 20일 이동평균선 회복을 시도하는 모습을 보인 가운데 펀더멘털 측면에서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내년 1월6일 CES 발언이 주가에 상승 촉매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맞춤형 AI 칩과 경쟁 심화?

엔비디아의 최근 주가 약세에는 AI(인공지능) 칩을 둘러싼 경쟁 심화 우려도 작용했다. 브로드컴은 지난주 실적 발표에서 대형 클라우드 서비스회사 3곳과 맞춤형 AI 칩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혹 탄 브로드컴 최고경영자(CEO)는 특히 AI 칩 시장이 2024 회계연도의 150억~200억달러에서 2027 회계연도에는 600억~900억달러로 커질 것이며 브로드컴이 "합당한 점유율"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맞춤형 AI 칩에 대한 기대는 증시에도 반영되고 있다. 엔비디아 주가는 최근 한달간 11.1% 하락한 반면 브로드컴은 32.0% 급등했고 또 다른 맞춤형 AI 칩 제조업체인 마블 테크놀로지는 22.1% 뛰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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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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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배런스의 기자로 오랫동안 엔비디아 낙관론자였던 태 킴은 빅테크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맞춤형 AI 칩을 만든 것은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알파벳의 구글은 2015년에, 아마존은 2019년에 처음으로 AI 칩을 개발한 뒤 후속 모델들을 계속 내놓고 있지만 여전히 AI 칩 시장은 엔비디아가 장악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킴은 엔비디아가 가장 성숙한 최고의 기술 스택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네트워킹 솔루션을 반복된 수정을 통해 최적화해왔다.

그는 AI 스타트업 관계자들과 얘기해보면 AI 소프트웨어를 엔비디아 외에 다른 칩 인프라로 옮기는 것이 매끄럽게 진행되지 않는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소프트웨어를 다른 AI 칩으로 이전하는 위험을 감수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맞춤형 AI 칩의 한계

아마존이나 구글이 브로드컴 등과 자체 AI 칩을 개발한다고 해도 사용을 확대하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점도 문제다. 아마존이나 구글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사 입장에서는 아마존이나 구글의 자체 AI 칩을 선택하면 후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교체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아마존 웹 서비스(AWS)에서 아마존의 자체 칩에 회사의 각종 AI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해왔다면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나 구글 클라우드로 이전이 어려워져 AWS에 종속되는 결과를 낳게 될 수 있다. 반면 엔비디아의 AI 칩은 모든 클라우드 서비스회사가 모두 제공한다.

이달 초 매트 가먼 AWS CEO는 블룸버그 뉴스와 인터뷰에서 엔비디아의 AI 칩 시장점유율이 95%냐는 질문에 "아마도 그보다 더 높을 것"이라고 답했다. 현재 AWS가 AI 칩 시장에 진출한지는 약 5년이 됐다.

모간스탠리는 지난 17일 보고서에서 AI 칩 시장에서 맞춤형이 차지하는 비중을 올해 11%로 관대하게 추정했다. 또 맞춤형 AI 칩의 비중이 2030년에는 15%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AI 칩 시장의 나머지는 AI GPU(그래픽 처리장치)가 차지할 것이란 의미이다. AI GPU 시장점유율이 소폭 준다고 해도 AI 칩 시장이 성장한다면 AI GPU의 시장 규모는 맞춤형보다 더 큰 폭으로 커지게 된다. 아울러 킴은 엔비디아가 기술 혁신을 계속한다면 앞으로도 계속 AI GPU 시장을 장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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