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0일 오전 여의도 주택건설협외에서 열린 '건설업계 및 부동산 시장 전문가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이수정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내년 1월로 미뤄진 우리은행 등 은행권 검사 발표가 비상계엄 이후 정국 상황 때문에 중요도가 경미해진 것이 아니라고 강조하며, 제대로 된 '매운맛'으로 시장과 국민에게 알릴 적기를 고민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가계대출과 관련해 내년 초부터 자금공급을 원활하게 하고 지방 부동산 가계대출은 수요자가 여유를 느낄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전했다.
이 원장은 20일 오전 여의도 주택건설협회에서 열린 '건설업계 및 부동산시장 전문가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이 자리에서 이 원장은 최근 대형 금융지주를 포함한 업계에서 연속적으로 벌어지는 내부통제 미흡과 관련한 검사 및 금융지주 지배구조 상황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내년에는 금융사 지배구조·내부통제 관리 더 강하게"
그는 "(우리은행 검사 발표 연기는)위법 행위의 엄중함에 대한 인식을 경미하게 가져가는 게 아니라 제대로 된 매운맛으로 시장과 국민께 알리려면 지금보다 1월이 더 낫다고 생각했다"며 "금융지주 CEO선임을 둘러싼 다양한 지배구조 문제는 건전성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앞으로도 무관용 기조를 유지해, 임기 동안은 더 강한 기조로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의 특정 임원진 임기에 대해서는 언급한 적은 없다"면서도 "다만 우리금융의 파벌주의, 여신·자산운용상에서 드러난 문제가 현 회장과 전임 행장 체제에서 고쳐졌다고 보지 않는다"고 했다. 이 원장은 "따라서 (우리금융 지배구조, 내부통제 이슈를)개인이 아닌 그룹의 문제로 보고 최근 검사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하나금융이 기 선임된 임원의 임기를 70세가 넘어도 보장한다고 규정을 바꾼 데 대해서는 "함영주 회장의 연임 도전 의사가 불명확한 상태에서 잘못이라고 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업계는 앞서 이같은 정관 변경이 함 회장의 연임을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 원장은 "함 회장의 품성상 이를 이용할 인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개인적 견해를 밝혔다.
올해 NH금융가 대주주인 농협중앙회의 인사 입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중앙회 내지 지주와 소통을 많이 했다"며 "중앙회에서도 금융 건전성 관리가 필요하고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중앙회가 말하는 농협의 특성상 농업과 농민의 이해도가 높은 것도 중요한 역량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은 (금감원도)공감한다"며 "향후 신임 임원 선임 절차를 긍정적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한 가계부채는 결국 내수 부진…다만, 내년은 대출 더 여유 있게"
이 원장은 올해 8월부터 급증했던 가계부채를 잡기 위한 대출 관리 기조를 내년에는 다소 완화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다만 가계대출의 과도한 증가는 수요자의 원리금 이자 부담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내수 부진의 주요 요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중장기적으로 가계대출 증가 추이를 꺾고 경제성장률 규모 내에서 관리해야 한다는 것은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만 올해처럼 시기별 대출 쏠림 현상이 과하지 않게, 해가 바뀌면 가계대출에 어려움을 겪었던 실수요자들의 부담을 덜 수 있는 방향으로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자금 경색에 따른 건설업계의 애로에 대해서는 "침체가 우려되는 지방 부동산에 대해서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수도권과 차등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건설업계 관련자들은 △미분양이 심각한 수도권 외 지역부터 상향된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의 단계적 완화 △은행 가계대출 경영목표 관리 시 지방 대출은 예외 등 지방 부동산에 대한 가계대출 규제 완화를 요청했다.
이 원장은 "지방의 부동산 침체와 주거 지원 문제에는 정책금융과 민간금융 모두의 지원이 필요하다"며 "지방은행이 비수도권 지역에서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적절한 공감대가 있다면 버퍼를 둬서 가계대출 여유를 주는 등 방식을 고민하겠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부실채권 경·공매 속도 부진 지적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여전히 경·공매를 추진하면서 과거 취득가 이상으로 내놓은 몇몇 금융사에 대해서는 현장검사를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공매가 형성을 저해하는 일부 금융사에 대해서 필요시 운용 과정에 문제가 없는지 따져 묻고, 적정한 평가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평가되면 충당금을 과감하게 쌓도록 하겠다"며 "이 외 공매자산 시장의 매수자와 매도자 간 원활한 정보 교류를 위한 플랫폼 구축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수정 기자 crystal@
저작권자(c)뉴스웨이(www.newsway.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